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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산적한 과제 속 연말 고심 깊은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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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세훈 작성일19-12-25 05:28 조회2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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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왔지만, 산적한 과제 속에서 주요 기업 내부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팽배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더팩트 DB

내년에도 경영 먹구름 낄까…여전히 긴장감 높은 재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재계가 휴식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룹을 책임지는 총수들의 경영 시계는 아직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들은 주요 일정을 마무리한 상황에서도 산적한 과제 탓에 비상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년 경기 회복 전망이 나오는 것과 별개로 비상 경영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요 기업 관계자들은 임원 인사가 끝났음에도 "내부 긴장감은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는 지난 1년 내내 짓눌렀던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내년에 더욱더 짙어질 것이란 부정적 의견도 냈다. 각 기업별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올 한해 경영은 쉽지 않았다. 기업을 흔드는 위기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제기되면서 1년 내내 사실상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일본 수출 규제, 메모리 반도체 시황 둔화 등이 대표적인 악재로 꼽혔다. 활동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이유도 위기 대응 차원이었다.

강력한 리더십 아래 삼성전자가 각종 위기를 지혜롭게 돌파했다는 게 재계 평가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내년 최대 과제다. 경영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에 이어 내년 삼성전자의 목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하지 못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경영 전략은 수립했다.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진에 흔들림 없이 사업을 펼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혹독한 경영 시험을 거쳤다. 젊은 총수로 새롭게 그룹 경영을 맡으면서 리더십 증명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하지만,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그룹 내부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이들의 향후 경영 활동에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회사 내부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내년을 위한 경영 구상에 돌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더팩트 DB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25년까지 6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래차 개발에 대한 끊임 없는 비전을 제시해왔다. 사업 구조와 조직 문화를 개편하면서 '새로운 현대차그룹'으로의 변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시장 회복에 대한 고심은 여전히 깊다. 베이징 공장 폐쇄 등 중국 사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과 인적쇄신은 진행된 상태다. 내년에도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회장의 목표는 '1등 LG'다. 기술적 우위를 유지해달라며 경영진에 '1등 DNA'를 강조해왔던 것도 목표 달성을 위한 행보였다. 내년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에 2등이 아닌 1등 이미지를 심는 것이 과제다. 이를 위해 구광모 회장은 지난 10월 말부터 사업보고회를 진행했고, 연말 임원 인사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인사를 통해서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 그동안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고민거리는 실행력이다.

롯데그룹은 삼성전자만큼이나 내년 사업을 놓고 고심이 깊은 기업이다. 신동빈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며 큰 산을 넘었지만,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 특히 사드 보복 여파, 불매 운동, 오프라인 유통 침체 등이 롯데그룹을 괴롭혔다. 이에 롯데그룹은 지난 10월부터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2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등 대규모 쇄신 인사를 단행한 뒤 내년 사업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재계는 향후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 꼬리표 떼기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한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의 최대 숙원 과제로 꼽힌다. 인사를 통해 호텔&서비스BU장을 맡았던 송용덕 부회장을 롯데지주 공동대표로 선임하고,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을 호텔&서비스BU장으로 보낸 결정을 놓고 내년부터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추진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보통 연말에는 내년 사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그러나 올해는 기대보단 우려에 무게가 더 쏠리는 느낌"이라며 "기업의 공통 과제와 개별 과제 등 그 어느 때보다 현안이 산적한 만큼 연말 그룹 총수들의 마음이 그리 여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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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청두의 세기성 국제회의장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 후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1박2일 숨 가쁜 외교전…中과 한층 밀착·日과는 여전한 간격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잇따라 중국과 일본 정상을 만나 실질 협력 방안을 중점 협의했다.

특히 이번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보복 조치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국 대중문화 금지 조치) 해제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 이후 급랭한 한일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한중-한일 정상외교를 통해 어떠한 성과를 거뒀을까. 그간 경색됐던 중국과 관계는 다소 회복세를 보이며 향후 관계 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반면 일본과는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기로 하면서 한일 간 현안을 해결해야 할 숙제를 남겨뒀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와 만나 한중 관계를 정성화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확인했지만 한한령 해제를 끌어내진 못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2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한중 관계 개선 청사진…北 비핵화 지지 수확

우선 문 대통령은 짧은 일정 속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와 만나 한중 관계를 정상화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확인했다. 기대를 모았던 한한령 해제를 끌어내진 못했지만, 양측이 사드 배치로 틀어졌던 한중 관계를 개선하자는 데 뜻을 모으는 성과를 거뒀다.

문 대통령은 23일(이하 현지시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올해 한중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많은 성과와 변화가 있었다"며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졌다"고 말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두고 양국이 잠시 갈등을 겪은 것을 언급하면서 한중관계 회복을 희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양국은 지역의 평화, 안전,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면서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특히 비공개로 전환된 회담에서 "한·중 양국이 손을 잡으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이것은 나의 진심 어린 말"이라고 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함께 북미 대화를 위해 한중이 긴밀히 협력할 것을 확인했다. 리커창 총리는 23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과 적극 소통하며 중국도 긍정적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교착 상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북미 협상에 활로가 트일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북한이 제시한 북미 협상 연말 시한도 수일밖에 남지 않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무력 도발 가능성도 있어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협상 주체인 북미와 그 사이에서 중재·촉진하는 남북 관계 역시 냉랭한 때다.

중국이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동력)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한국과 한목소리를 낸다면 위기에 직면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복원하는 데 긍정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진다면 우리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고 해법을 마련하는 자체도 복잡해질 수 있다.

한일 정상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국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나 당장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전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 한일, 갈등 입장차만 확인…향후 대화 문은 열어둬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번 릴레이 외교에서 최대 관심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 한일 갈등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두 정상 모두 '솔직한 대화'를 강조했지만, 양국 현안을 두고 상반된 입장만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아베 총리와 약 45분 동안 양자회담을 했다.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성사된 이후 15개월 만에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마주한 양 정상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국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나 당장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일본이 취한 수출 규제 관련 조치가 7월 1일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면서 아베 총리의 관심과 결단을 당부했다. 아베 총리는 수출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양국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원론적 합의만 도출했지만, 향후 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를 계속 이어가자고 뜻을 모은 것은 나름의 성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아베 총리는 교착상태에 빠진 양국 간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무엇보다 일본 역시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한일 양국 간 근본 원인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애초 과거사 문제는 양측의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번에 해법을 마련할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는 평가다. 양 측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차근차근 간극을 좁혀나가겠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하며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을 통해 한국 내 징용자 피해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해온 일본이 현재도 이러한 입장에 변함이 없어 향후 한일 관계를 복원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일 관계가 복원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한 현안 등에 대해 양국은 추후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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