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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별세] 박용진·이광재 등 늦게까지 이어진 與 인사 조문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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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점미달 작성일20-10-27 22:48 조회3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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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저격수 박용진 "삼성 응원하러 왔다"
김부겸 "세계로 경제무대 확장 꼭 기억"
이광재 "평창올림픽 유치에 큰 공로" 회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6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기 위해 늦은 시각까지 민주당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현역의원들 중에서는 국정감사가 다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제계 거목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오후 이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마쳤다. 박 의원은 "오늘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위로를 드리러 왔다"며 "삼성이라는 기업에는 응원을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성저격수로도 통하는 박 의원은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혹시나 불편하실까봐 올까말까 고민을 했다"며 쉽지 않은 조문이었음을 털어놨다. 그런데 "말씀을 드리니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유족들에게 큰 위로라고 말씀을 하셔서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고 예상과 달랐던 조문 분위기를 전했다.

저녁 늦은 시간에도 여권 주요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오후 9시경 빈소를 찾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고인이 우리경제에 미친 여러 가지 큰 일에 대해서만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한국경제의 무대를 세계로 넓힌 부분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장관에 이어 '원조 친노' 이광재 의원도 오후 9시 30분 경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쳤다. 이 의원은 "이 회장은 평창올림픽 때 각별한 노력과 지원을 해주셔서 평창올림픽이 성사되는데 정말 큰 도움을 받았었다"며 "이제는 좋은 나라에 가셔서 마음 편히 지내셨으면 좋겠다. 그 세상에서는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저희가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했을 때 또 도전을 하자고 하셨고, 두 번째 실패 뒤 세 번째 도전할 때 멕시코 아카폴카에 직접 오셔서 세 번째는 반드시 이긴다"며 "한국에는 삼세번이 있지 않나. 우리가 또 삼성이 아니냐고 말씀하셨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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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삼성 출신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이건희 유산은 재산 아닌 세계로 가는 도전 정신”
“삼성 신경영, 철저한 변화로 세계 눈높이에 맞춰”
“이건희 이후에도 세계를 보며 삼성·정부 변해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한국 사회에서 삼성이 고칠 점이 있고 삼성에 대한 오해도 있습니다. 이제는 삼성이 고칠 것은 고치고 잘한 것은 적극 알려야 합니다. 정부도 이건희 회장과 같은 경영인,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계속 나오도록 지원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인사통’으로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아주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코닝·삼성SDS·삼성전자 등에서 인사를 담당했다. 이 전 처장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연구소장·정보통신총괄 인사팀장(전무), 삼성광통신 대표 등을 거쳐 2014년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맡았다. 그는 인사 분야의 역량을 인정받아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스 후즈 후’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데일리 DB
“이건희, 韓 기업을 세계로 보낸 경영인”

삼성 CEO를 지낸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26일 이데일리 전화 인터뷰에서 제2·제3의 이건희 같은 거목을 키우는 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처장은 “이 회장이 남기고 간 것은 세계로 가는 과감한 도전 정신”이라며 “앞으로도 삼성 등 우리 기업들이 과감히 도전하고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20여년 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며 신경영을 선언한 것처럼 대한민국도 변화를 통해 제2 도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전 처장은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연구소장·정보통신총괄 인사팀장(전무), 삼성광통신 대표 등을 거쳤다. 그는 삼성코닝·삼성SDS·삼성전자 등에서 인사를 담당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누구보다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다.

이 전 처장은 “이건희 회장은 ‘세계와 경쟁하자’, ‘첨단기술에 도전하자’는 두 가지 메시지로 정면승부를 한 사람”이라며 “이 회장이야말로 삼성을, 우리나라 기업을 세계의 한복판으로 보낸 사람”이라고 돌이켰다.

이같은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가시밭길이었다고 이 전 처장은 회상했다. 당시 삼성 임원진은 시작부터 난관을 겪었다. ‘세계와 경쟁하라’고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직원들 대부분이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굴지의 외국 기업과 경쟁하면 백전백패한다”는 패배 의식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전 처장은 “당시 이건희 회장은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부터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신경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사장단을 소집해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고 선언하며 삼성 신경영을 꺼내 들었다.

이 전 처장은 “‘패배 의식을 버리고 세계와 경쟁하자, 세계 최고를 지향하자’는 마음가짐을 갖자는 게 신경영 취지”라며 “삼성 직원들의 태도·자세를 세계의 눈높이에 맞추는 시도였다”고 풀이했다.

첨단기술을 연구하는 전초기지로 삼성종합기술원을 운영한 것도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는 게 이 전 처장의 분석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이병철 회장이 1987년에 설립한 이공계 분야 연구소다. 이 전 처장은 “삼성은 첨단기술을 얻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며 “삼성이 세계 굴지의 스마트폰·배터리 기술을 얻은 것은 삼성종합기술원의 갖가지 연구가 밑바탕이 됐다”고 전했다.

‘신뢰경영’도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 이 전 처장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과감한 투자 결정과 과감한 업무 이양이다. 반도체에 과감하게 투자했고 사람을 믿고 일을 맡겼다”며 “사람을 믿는 신뢰 경영을 했기 때문에 이기태·황창규·권오현 등 인재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취임 당시 9조9000억원이던 삼성그룹의 매출은 2018년 386조원을 넘기면서 39배 늘어났다.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나 커졌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건희 이후 삼성, 글로벌 기업답게 가고 인정받아야”

그렇다면 이건희 회장 이후의 삼성은 어떤 모습일까. 이 전 처장은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 과정, 상속세 등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 부회장 이후 미래의 삼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며 “삼성은 이제 국민 기업이자 한국 브랜드를 가진 세계기업이다. 한 개인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세계적 경영을 하는 시스템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 처장은 삼성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답게 대처하고, 정부도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게 삼성 앞에 놓인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건희 회장 취임 당시 9조9000억원이던 삼성그룹의 매출은 2018년 386조원을 넘기면서 39배 늘어났다.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나 커졌다.

이 전 처장은 “그동안 삼성은 공과(功過)에 대해 일정 정도 거리를 두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전략으로 대처해 왔다”며 “앞으로는 공과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잘한 것은 적극 알리고 고칠 것은 분명히 고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전 처장은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우리나라에 10개 이상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자”며 “정부는 우리 기업이 세계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불공정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애플, 샤오미, 화웨이 등 삼성을 추격하는 해외 기업들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우리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걸림돌을 제거해주는 등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소소한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대승적인 지원 방향으로 접근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처장은 “이건희 회장이 남긴 숙제는 미래 먹거리 문제”라며 “꽃피는 인재들과 함께 인공지능(AI)·4차산업혁명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부터 미래 먹거리에 대비하는 것이 대한민국호의 튼튼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2012년 7월29일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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