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직격] 젠더 이슈의 사냥꾼...'여시'와 '일베'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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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반솔린 작성일19-11-30 04:39 조회23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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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나 있고 아무데도 없는 그들'이 보는 세상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1. 경기도 일산에 사는 여성 기간제 교사 김모(33) 씨는 퇴근을 한 뒤 집에 도착하면 습관적으로 '여성시대'(여시)라는 다음카페에 접속한다. 이슈도 찾아보고, 때로는 공감되는 글에 댓글을 달 때도 있다. 여대생 시절부터 여초 커뮤니티 활동을 했으니 벌써 10년째다. 김 씨는 "옷을 사거나 여행을 갈 때조차 여시에 올라온 글을 참고하거나 직접 물어보고 결정할 때가 많다"며 "이제 습관을 넘어 생활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남자들에게는 대부분 커뮤니티 활동하는 것을 비밀로 하기 때문에 은근한 동질감도 있다"고 말했다.
#2. 분당에 사는 남성회사원 여모(35) 씨는 거의 매일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들어간다. 때로는 극단적인 표현들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고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여 씨는 "재미있는 짤방도 많고 상당히 디테일하고 퀄리티있는 글들도 있다"며 "어떻게보면 위선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가 그 안에 들어가면 가면을 벗는 느낌이 있어 위로를 받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사회적인 이슈 특히 젠더 관련 이슈가 터지면 어김없이 그들이 출격해 사냥을 시작한다. 이번 주 그들의 사냥터는 고 구하라 씨 관련 사건 기사의 댓글창. 여시를 비롯한 이른바 '여초카페'들은 일제히 구하라의 전 애인을 공격했다. 관련 기사 링크를 걸고 조직적으로 악플을 다는 방식이다. 악플로 구하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악플러를 욕하는 악플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일베와 여시는 서로를 싫어하지만 닮았다. 다음주 고유정 재판 관련 기사에는 일베 회원들이 좌표를 찍고 달려들 것이다.
미투운동 이후 어느 순간부터 모든 사건이 남녀 성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의미없고 소모적인 논쟁이지만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데도 없는' 그들을 한자리에 불러보면 어떨까. <더팩트>는 29일 김 씨와 여 씨를 같은 주제로 각각 인터뷰하고 본인들의 양해 아래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뻔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보다 생생한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더팩트>는 주제만 던지고 이들의 주장은 최대한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여성시대(위)와 일간베스트저장소(아래) 캡처.
◆일베와 여시 그리고 커밍아웃
-김모 씨(이하 김) 솔직히 일베하고 우리를 비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거긴 극혐집단 아니냐. 그게 그거하고 어떻게 같을 수 있냐. 우리는 서로 여행이나 음식, 패션 등 취향을 공유하고, 존중하기 위한 그런 목적으로 커뮤니티를 하는거다.
-여모 씨(이하 여) 흠...얘기를 들어보니 일베하고 있는 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시보다는 나은 것 같다. 나는 글을 쓴다거나 그러진 않고 소프트하게 (일베를) 즐기는 편이지만, 그래도 막 떳떳하고 그러진 않은데 여초카페들은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
-(김) 여시한다고 하면 예전과 다르게 요즘 주위에서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데 그런 게 다 미소지니(여성혐오)다.
-(여) 그럼 일베와 여시가 뭐가 다르냐.
-(김) 개고기를 안 먹는 것과 돼지고기를 먹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다. 그것이 상식이다.
-(여) 그냥 다음 주제로 넘어가자.
◆악플과 좌표공격
-(김) 악플은 여자 연예인들이 남자 연예인들보다 훨씬 심하게 받는다. 사회적인 맥락을 고려하면 이때까지 남성이 권력을 쥐어온 것의 또다른 방증이 여성들에 대한 악플이다. 잘나가는 여자를 추락시키고 싶어하는 남자들의 생존본능에서 악플의 대부분이 나온다고 본다.
-(여)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나 뿐만 아니라 보통 남자들은 그런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연예인 관련 댓글은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많이 달지 않나? 구하라 전 남친을 공격하는 대부분은 여자이지 않나? 아니 구하라나 설리를 공격했던 것도 남자보다 여자가 많을 것 같다. 지난번 우연히 여시 댓글을 봤는데 '자살할 때까지 공격하자'고 서로 격려하는 모습에 경악했다.
-(김) 개인적으로 그런 '좌표공격'엔 동의하지 않지만 정서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우리 여성들은 늘 성폭력의 위험에 놓여있다. 강남역 사건이나 구하라 사건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일어난건 아니지만, 여자가 아니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여) 살인은 남자가 더 많이 당한다. 자살도 남자가 더 많이 한다. 통계적으로 다 나와있다. 강남역 사건은 어찌보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조현병 환자들의 잔인한 현실을 보여주는거다.
-(김) (성난 목소리로) 그런 가해자를 편드는 태도가 잘못된 생각이다. 젠더 감수성이 너무 부족하다. 우리들이 그래서 더 화가 나서 강남역으로 그렇게 많이 나갔다.
-(여) 동의할 수 없다. 다른 누군가에게 자살하라고 종용하는 댓글은 이해하면서 조현병 환자가 사회에서 방치돼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을 편든다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면 안 된다.
◆남혐 그리고 여혐
-(김) 남혐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자는 역사상 단 한번도 권력을 가져본 적이 없다. 영국에서는 19세기까지도 여자들이 재산을 가질 수 없었다. 권력이 없는 사람이 권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차별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여자들 중에 매너가 없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그건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다. 개인의 인성과 사회적인 맥락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여) 2030세대 남자들은 솔직히 누린게 하나도 없다. 지금 가진 것도 없다. 정말 공감할 수 없다. 요즘 여시나 쭉빵카페보면 그런 행동들을 '남혐'이라는 표현말고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하냐.
-(김) 그런 천박한 표현은 일베가 비교도 안될 정도로 훨씬 심하다. 그리고 남자라는 것 자체가 권력이다. 우리 여자는 아무리 잘해봤자 2등시민 취급을 받는다. 마녀사냥이라는 말은 있지만 마법사사냥이라는 말은 없지 않느냐.
-(여) 설사 과거에 여자가 차별을 받았더라도 왜 지금 그런 말을 하느냐.
-(김) 여성차별과 여성혐오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그런 논리라면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 안되는거 아니냐.
-(여) 진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냐? 일제 식민지 시절 2등시민으로 살았던 조선인과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의 여자가 같다는 거냐?
-(김)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니까 그걸 뭉개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 주위에 성추행 경험이 없는 여자가 없다. 여자들은 늘 공포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버닝썬과 김학의 사건만 보더라도 우리 여성이 처한 사회적 지위를 알 수 있다. 남자들에게 성폭행 기사는 가십이겠지만, 여자에겐 공포 그 자체다. 그리고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여성은 취업할 때 차별받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를 낳으면 결국 경단녀로 전락한다.
-(여) 근데 갑자기 성범죄 얘기를 왜 하냐. 굳이 그 부분에 대해 답을 하자면 개인의 불쾌한 경험을 계속 자극하는 방식으로 여성운동이 가서는 안된다. 출산 문제 역시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김) 이 부분은 말이 안 통하니까 다음 주제로 넘어가자.
◆진보와 보수
-(김) 일베는 전부 태극기부대라고 많은 여자들이 생각한다. 다른 부분도 다 별로지만 이 부분은 더 최악이다.
-(여) 여시야말로 대깨문 사조직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치성향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김) 소드(소울드레서)가 대깨문이지 우리는 아니다. 극우 유투버도 사실은 다 일베의 형제나 마찬가지다.
-(여) 일베하고 유튜버만 없어지면 세상이 좋아지나?
-(김)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겠지만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여) 여시가 나중에 맘카페가 되고 정의의 이름으로 또 다른 증오를 생산하면서 자신들을 합리화할걸 생각하면 끔찍하다.
◆만약에 내 애인이 일베 혹은 여시라면
-(김) 그거 때문에 정말 심각하게 싸운 친구가 있다. 헤어지라고 얘기는 해줬는데 여전히 (남친을) 만나고 있더라.
-(여) 솔직히 예쁘면 상관없을 것 같다. 결혼 상대로는 안 되겠지만 연애는 할 수 있다.
-(김) 바로 그런 태도가 여성혐오다. 외모만으로 상대방을 평가한다는게 얼마나 잔인하냐. 우리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그런 식으로 '예쁨'을 강요받으면서 자랐다.
-(여) 타인의 취향을 혐오로 규정하고, 자신들에게 불쾌함을 주면 범죄자 취급하는 여초카페 문화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일단 휴전, 해결책은
-(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해주면 된다. 그리고 서로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궁극적인 해답이다. 제발 '여자가...' '여자는...' 라는 이런 류의 생각은 머리 속에서 지워야 한다.
-(여) 예전에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김정일 사진이 비에 젖으니까 북한 여자 응원단이 울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생각의 차이가 너무 큰 것 같다. 서로를 설득하려 하지 말고 내버려두자. 답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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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나 있고 아무데도 없는 그들'이 보는 세상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1. 경기도 일산에 사는 여성 기간제 교사 김모(33) 씨는 퇴근을 한 뒤 집에 도착하면 습관적으로 '여성시대'(여시)라는 다음카페에 접속한다. 이슈도 찾아보고, 때로는 공감되는 글에 댓글을 달 때도 있다. 여대생 시절부터 여초 커뮤니티 활동을 했으니 벌써 10년째다. 김 씨는 "옷을 사거나 여행을 갈 때조차 여시에 올라온 글을 참고하거나 직접 물어보고 결정할 때가 많다"며 "이제 습관을 넘어 생활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남자들에게는 대부분 커뮤니티 활동하는 것을 비밀로 하기 때문에 은근한 동질감도 있다"고 말했다.
#2. 분당에 사는 남성회사원 여모(35) 씨는 거의 매일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들어간다. 때로는 극단적인 표현들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고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여 씨는 "재미있는 짤방도 많고 상당히 디테일하고 퀄리티있는 글들도 있다"며 "어떻게보면 위선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가 그 안에 들어가면 가면을 벗는 느낌이 있어 위로를 받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사회적인 이슈 특히 젠더 관련 이슈가 터지면 어김없이 그들이 출격해 사냥을 시작한다. 이번 주 그들의 사냥터는 고 구하라 씨 관련 사건 기사의 댓글창. 여시를 비롯한 이른바 '여초카페'들은 일제히 구하라의 전 애인을 공격했다. 관련 기사 링크를 걸고 조직적으로 악플을 다는 방식이다. 악플로 구하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악플러를 욕하는 악플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일베와 여시는 서로를 싫어하지만 닮았다. 다음주 고유정 재판 관련 기사에는 일베 회원들이 좌표를 찍고 달려들 것이다.
미투운동 이후 어느 순간부터 모든 사건이 남녀 성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의미없고 소모적인 논쟁이지만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데도 없는' 그들을 한자리에 불러보면 어떨까. <더팩트>는 29일 김 씨와 여 씨를 같은 주제로 각각 인터뷰하고 본인들의 양해 아래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뻔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보다 생생한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더팩트>는 주제만 던지고 이들의 주장은 최대한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여성시대(위)와 일간베스트저장소(아래) 캡처.
◆일베와 여시 그리고 커밍아웃
-김모 씨(이하 김) 솔직히 일베하고 우리를 비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거긴 극혐집단 아니냐. 그게 그거하고 어떻게 같을 수 있냐. 우리는 서로 여행이나 음식, 패션 등 취향을 공유하고, 존중하기 위한 그런 목적으로 커뮤니티를 하는거다.
-여모 씨(이하 여) 흠...얘기를 들어보니 일베하고 있는 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시보다는 나은 것 같다. 나는 글을 쓴다거나 그러진 않고 소프트하게 (일베를) 즐기는 편이지만, 그래도 막 떳떳하고 그러진 않은데 여초카페들은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
-(김) 여시한다고 하면 예전과 다르게 요즘 주위에서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데 그런 게 다 미소지니(여성혐오)다.
-(여) 그럼 일베와 여시가 뭐가 다르냐.
-(김) 개고기를 안 먹는 것과 돼지고기를 먹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다. 그것이 상식이다.
-(여) 그냥 다음 주제로 넘어가자.
◆악플과 좌표공격
-(김) 악플은 여자 연예인들이 남자 연예인들보다 훨씬 심하게 받는다. 사회적인 맥락을 고려하면 이때까지 남성이 권력을 쥐어온 것의 또다른 방증이 여성들에 대한 악플이다. 잘나가는 여자를 추락시키고 싶어하는 남자들의 생존본능에서 악플의 대부분이 나온다고 본다.
-(여)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나 뿐만 아니라 보통 남자들은 그런 상상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연예인 관련 댓글은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많이 달지 않나? 구하라 전 남친을 공격하는 대부분은 여자이지 않나? 아니 구하라나 설리를 공격했던 것도 남자보다 여자가 많을 것 같다. 지난번 우연히 여시 댓글을 봤는데 '자살할 때까지 공격하자'고 서로 격려하는 모습에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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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살인은 남자가 더 많이 당한다. 자살도 남자가 더 많이 한다. 통계적으로 다 나와있다. 강남역 사건은 어찌보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조현병 환자들의 잔인한 현실을 보여주는거다.
-(김) (성난 목소리로) 그런 가해자를 편드는 태도가 잘못된 생각이다. 젠더 감수성이 너무 부족하다. 우리들이 그래서 더 화가 나서 강남역으로 그렇게 많이 나갔다.
-(여) 동의할 수 없다. 다른 누군가에게 자살하라고 종용하는 댓글은 이해하면서 조현병 환자가 사회에서 방치돼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을 편든다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면 안 된다.
◆남혐 그리고 여혐
-(김) 남혐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자는 역사상 단 한번도 권력을 가져본 적이 없다. 영국에서는 19세기까지도 여자들이 재산을 가질 수 없었다. 권력이 없는 사람이 권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차별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여자들 중에 매너가 없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그건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다. 개인의 인성과 사회적인 맥락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여) 2030세대 남자들은 솔직히 누린게 하나도 없다. 지금 가진 것도 없다. 정말 공감할 수 없다. 요즘 여시나 쭉빵카페보면 그런 행동들을 '남혐'이라는 표현말고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하냐.
-(김) 그런 천박한 표현은 일베가 비교도 안될 정도로 훨씬 심하다. 그리고 남자라는 것 자체가 권력이다. 우리 여자는 아무리 잘해봤자 2등시민 취급을 받는다. 마녀사냥이라는 말은 있지만 마법사사냥이라는 말은 없지 않느냐.
-(여) 설사 과거에 여자가 차별을 받았더라도 왜 지금 그런 말을 하느냐.
-(김) 여성차별과 여성혐오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그런 논리라면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 안되는거 아니냐.
-(여) 진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냐? 일제 식민지 시절 2등시민으로 살았던 조선인과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의 여자가 같다는 거냐?
-(김)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니까 그걸 뭉개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 주위에 성추행 경험이 없는 여자가 없다. 여자들은 늘 공포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버닝썬과 김학의 사건만 보더라도 우리 여성이 처한 사회적 지위를 알 수 있다. 남자들에게 성폭행 기사는 가십이겠지만, 여자에겐 공포 그 자체다. 그리고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여성은 취업할 때 차별받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를 낳으면 결국 경단녀로 전락한다.
-(여) 근데 갑자기 성범죄 얘기를 왜 하냐. 굳이 그 부분에 대해 답을 하자면 개인의 불쾌한 경험을 계속 자극하는 방식으로 여성운동이 가서는 안된다. 출산 문제 역시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김) 이 부분은 말이 안 통하니까 다음 주제로 넘어가자.
◆진보와 보수
-(김) 일베는 전부 태극기부대라고 많은 여자들이 생각한다. 다른 부분도 다 별로지만 이 부분은 더 최악이다.
-(여) 여시야말로 대깨문 사조직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치성향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김) 소드(소울드레서)가 대깨문이지 우리는 아니다. 극우 유투버도 사실은 다 일베의 형제나 마찬가지다.
-(여) 일베하고 유튜버만 없어지면 세상이 좋아지나?
-(김)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겠지만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여) 여시가 나중에 맘카페가 되고 정의의 이름으로 또 다른 증오를 생산하면서 자신들을 합리화할걸 생각하면 끔찍하다.
◆만약에 내 애인이 일베 혹은 여시라면
-(김) 그거 때문에 정말 심각하게 싸운 친구가 있다. 헤어지라고 얘기는 해줬는데 여전히 (남친을) 만나고 있더라.
-(여) 솔직히 예쁘면 상관없을 것 같다. 결혼 상대로는 안 되겠지만 연애는 할 수 있다.
-(김) 바로 그런 태도가 여성혐오다. 외모만으로 상대방을 평가한다는게 얼마나 잔인하냐. 우리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그런 식으로 '예쁨'을 강요받으면서 자랐다.
-(여) 타인의 취향을 혐오로 규정하고, 자신들에게 불쾌함을 주면 범죄자 취급하는 여초카페 문화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일단 휴전, 해결책은
-(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해주면 된다. 그리고 서로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궁극적인 해답이다. 제발 '여자가...' '여자는...' 라는 이런 류의 생각은 머리 속에서 지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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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짝꿍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희비가 엇갈리던 기억을 회상해 보면 인사란 그리 간단치 않은 일임을 알 수 있다. 조직과 조직원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총리와 법무부 장관 등 내각 인사도 카운트다운에 들어선 모양이다. 김진표 의원은 총리, 추미애 의원은 법무부 장관에 이미 내정됐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당사자들은 강한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국회도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이라는 인사가 시작됐다. 당마다 선거 전략을 짜고 새로운 인물 영입에 공을 들인다. 현역 의원 등 기존 인력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심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미 평가 하위 20~30%에 대한 '컷오프'를 예고한 상태다.
현역 지역구 의원이나 지역구 입성을 노리는 비례대표, 비례대표 자리를 목표로 하는 당내 정치인 모두 '입 조심'을 하고 있다. 사실상 인사권자인 당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눈에 거슬리면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괜히 인사권자 눈에 벗어나는 튀는 행동보단 차분히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한 비례대표 의원도 “(출마를)생각하고 있는 지역구는 있지만 우선 내년 초까진 당의 결정을 기다려 봐야 한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정부 부처나 대기업, 정치권도 인사권자 결정에 따라 인사 대상자의 앞날이 결정된다. 그만큼 인사권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선택받지 못한 자는 '백수'나 '낭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정치권에선 '인사권자 눈치보기'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정치권에서 국민과 지역만 바라보고 정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까. 인사권을 거머쥐고 있는 당의 지시와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고 소신있게 정치할 수 있는 새 얼굴이 나타날 수 있을까. 한두 사람의 결정이 아니라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약속이 이번에는 지켜질지 주목해 보자.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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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짝꿍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희비가 엇갈리던 기억을 회상해 보면 인사란 그리 간단치 않은 일임을 알 수 있다. 조직과 조직원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총리와 법무부 장관 등 내각 인사도 카운트다운에 들어선 모양이다. 김진표 의원은 총리, 추미애 의원은 법무부 장관에 이미 내정됐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당사자들은 강한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국회도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이라는 인사가 시작됐다. 당마다 선거 전략을 짜고 새로운 인물 영입에 공을 들인다. 현역 의원 등 기존 인력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심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미 평가 하위 20~30%에 대한 '컷오프'를 예고한 상태다.
현역 지역구 의원이나 지역구 입성을 노리는 비례대표, 비례대표 자리를 목표로 하는 당내 정치인 모두 '입 조심'을 하고 있다. 사실상 인사권자인 당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눈에 거슬리면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괜히 인사권자 눈에 벗어나는 튀는 행동보단 차분히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한 비례대표 의원도 “(출마를)생각하고 있는 지역구는 있지만 우선 내년 초까진 당의 결정을 기다려 봐야 한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정부 부처나 대기업, 정치권도 인사권자 결정에 따라 인사 대상자의 앞날이 결정된다. 그만큼 인사권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선택받지 못한 자는 '백수'나 '낭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정치권에선 '인사권자 눈치보기'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정치권에서 국민과 지역만 바라보고 정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까. 인사권을 거머쥐고 있는 당의 지시와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고 소신있게 정치할 수 있는 새 얼굴이 나타날 수 있을까. 한두 사람의 결정이 아니라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약속이 이번에는 지켜질지 주목해 보자.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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