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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안철수 "6년의 정치…오버 페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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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해승 작성일19-10-27 22:51 조회2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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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의원이 최근 책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이란 책을 내고 근황을 알렸다. 6년의 정치 뒤에 1년 간 자취를 감춘 그가 어떤 생황을 했을지 호기심이 앞섰다. /안철수 전 의원 측 제공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더팩트|문혜현 기자] 가을이다. 흔히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고도 한다. 날씨 좋은 날 오랜만에 책을 읽으려다 문득 최근 정계 복귀 시그널이라는 해석을 낳았던 안철수 전 의원의 책이 생각났다.

그렇지 않아도 안 전 의원이 창당하고 통합했던 바른미래당이 최근 엄청 시끄럽다. 창업주인 안 전 의원은 1년 전 당을 맡기고 홀연 떠났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당이 기울어가는 동안 그는 독일에서 무엇을 했을까. 그 1년을 썼다고 하니 책에 답을 들어보고자 했다.

책 표지에 그려진 안 전 의원의 모습이 딱 '안철수'라는걸 알게 한다. '달리기'에 빠져든 그의 독일 생활은 어땠을까. 안 전 의원은 책을 펴내면서 직접 찍은 사진을 넣었다며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소개했다. '자연인' 안철수의 은은한 여유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정치'는 많은 여운을 남긴 듯했다.

그는 먼저 자신의 상태를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표현했다. 특히 정치생활을 했던 지난 6년을 마라톤에서의 '오버 페이스'라고 말했다.

"정치를 시작하고는 쉬는 날, 주말도 없었다. 교수였을 때보다, 회사를 경영했을 때보다 훨씬 더 바쁜 날들이었다. 혼신의 힘을 다했던 가장 현실적인 정책 제안과 입법 등의 의정 활동,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삼김을 포함한 5명만이 해냈던 창당 후 교섭 단체를 만든 뚝심과 돌파력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오히려 약한 이미지로 평가받을 때면 마음이 아팠던 것도 사실이다."

"달리기를 할 때마다 마음의 상처, 후회, 안타까움이 가득했던 시간들과 아름답게 헤어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 취재진과 대화를 나눌 때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정치인들도 정신력 관리가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다. 매 순간 이어지는 언론의 감시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의 주목과 평가를 받는 정치인들이 겪는 정신적 고충이 상당할 거란 추측이다.

특히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여당 정치인들의 ‘자괴감이 들었다’는 고백을 마주하면서 그런 생각은 더 진하게 와 닿았다.

안 전 의원은 책에서 ‘달리기’의 각종 장점과 정신 건강 향상에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다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 한 달리기, 마라톤을 준비했던 나날들, 완주한 순간의 기쁨을 설명하는 안 전 의원의 말에선 짧고 굵은 정치 생활을 끝낸 ‘자연인’의 후련함이 느껴졌다.

"완주한 사람, 완주자를 영어로 'finisher'라고 한다. 중도 포기하지 않고, 기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끝내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을 말한다. 나도 하는 모든 일에서 피니셔로 살아오긴 했지만 풀코스 마라톤을 뛰고 나서야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할 수 있었고, 어려움이 큰 만큼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 책 속엔 그가 독일과 유럽을 겪으며 마주한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진엔 대개 찍는 이의 시선이 비친다. 안 전 의원이 직접 찍었다고 하는 사진엔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흐름, 마라톤을 하며 본 사람들이 그리는 무늬 등이 섬세하게 찍혀 있었다.

안 전 의원은 달리기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회복했다는 말을 전하면서도 정계 복귀 등 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정해지지않아 그가 들고 올 메시지에 세간의 관심은 몰리고 있다. /문혜현 기자

하지만 그는 자연인이 됐다고 해서 세상에 대한 문을 닫지는 않았다. 그는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배우고 준비한 교육 프로젝트, 스티븐 핑커 교수와 피터 턱슨 추기경을 만난 일화를 소개하면서 끊임없이 ‘해야 할 일’을 생각했다.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를 리더에 비유하면서 정치 복귀를 은연 중에 드러내기도 했다

"그들(페이스메이커)을 통해 올바른 리더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충분히 더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는데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속도를 기꺼이 늦추는 사람, 앞서 달리는 것 같지만 실제 역할은 다른 사람들을 지원해주는 사람이 진정 올바른 리더가 아닐까? 우리 사회에는 이런 페이스메이커 같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이렇게 보니 안 전 의원이 달리기를 하면서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때로는 '우유부단하다'는 평가를 받던 그는 책 속에서 전보다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습을 하고, 어려운 산행과 목표에 도전하면서 체력적 성과를 낸 뒤에 세상에 낸 이 책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안 전 의원은 의사, 프로그래머, 기업가, 정치인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스스로 '해결사'를 자처했다. 그리고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순례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2012년 정치의 희망으로 등장했던 때가 떠올랐다. 안 전 의원이 돌아오면 어떤 일을 할까. 국내는 연일 그의 복귀 시점과 향후 진로에 대한 추측과 전망이 쏟아진다. 이 책이 나왔을 때도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다. 한국에서 인물의 변화는 정계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미국행을 알렸다. 계획된 일이라고 했다.

아직 '연구년'이 다 끝나지 않은 걸까? 그 연구년은 언제까지 이어지는 것일까. 연구년을 다녀온 교수님의 손에는 어떤 새로운 강의가 들려 있을까. 안 전 의원이 책 속에서 전한 말에 그 내용이 조금 추측이 되기도 한다.

"이제껏 해결사의 역할을 해온 나는 아마 앞으로도 그 기질을 버리지 못할 것 같다. 내가 경험한 좋은 것들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계속 알려주며 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늘 최선을 다해왔던 내가 어디 멀리 가지는 않을 것이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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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사진=EBS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영유아에게 뽀로로가 있다면 2030 세대에게는 ‘펭수’가 있다.

펭수가 슈퍼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유튜브를 통해 먼저 데뷔하고 EBS1 초등학생 대상 인기 프로그램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에서 10분 분량 코너에 등장해 입지를 다지더니 ‘2030 뽀로로’로 불리며 EBS, 유튜브를 넘어 타 방송사 프로그램에 게스트로까지 진출했다. 가을 개편을 맞아 지난 11일부터는 유튜브와 같은 ‘자이언트 펭TV’라는 제목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부터 매회 20분간 독립 편성됐다.

펭수는 펭귄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상품이다. 이미 펭귄을 모티브로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 상품으로 자리잡은 뽀로로가 영유아들의 대통령이라는 의미로 ‘뽀통령’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입지를 굳건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펭수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린이를 넘어 어른들에게까지 사랑 받으며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3월 14일 개설된 펭수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 수 증가 추이는 펭수의 인기를 대변한다. 약 7개월 만에 구독자수 27만을 돌파했다. 지난 21일 24만, 지난 22일 25만이었던 구독자 수는 24일 27만6000명까지 늘었다. 최근 들어 하루에 1만 명 이상 구독자를 새롭게 끌어들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진행한 팬사인회에도 펭수를 직접 만나고 싶어하는 2030 세대들이 어린이들과 뒤섞여 길게 줄을 늘어섰다.

‘EBS 소속 연습생’이라는 콘셉트이지만 타 방송사 문턱도 넘었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녹화를 마쳤으며 MBC 라디오 ‘여성시대’ 게스트로도 출연했다. 첫 캐릭터 게스트라는 기록도 남겼다. 파급력도 있다. 23일 ‘여성시대’ 방송이 끝나자 포털사이트(네이버, 다음)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며 유명세를 치렀다.

펭수의 인기는 기존 캐릭터와 차별화된 ‘되바라짐’에서 온다. 밝고 긍정적이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준 기존 캐릭터와 달리 하극상으로 비춰질 정도로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드는 당당함으로 신선함을 안기고 있다는 평가다. 정덕현 문화 평론가는 “어린이들의 전용 캐릭터와 달리 굉장히 자기 목소리를 내는 캐릭터라는 게 펭수의 특징적인 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구나 시청자들은 배우는 입장, 출연자들은 가르치는 태도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는 채널이 교육방송인 EBS인데 시청자들의 생각을 대변하고 공감을 살 수 있는 캐릭터를 선보인 게 효과를 높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펭수(사진=EBS제공)
펭수는 “김명중의 돈으로 구독자들에게 선물을 주겠다”, “참치는 비싸, 비싸면 못 먹어, 못 먹을 땐 김명중”이라고 거침없이 외친다. 김명중은 EBS 사장의 이름이다. 이런 모습은 ‘할 말 참고 사는’ 2030 직장인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석희 JTBC 사장의 이름을 주저없이 외치고 “돈 때문에 프리를 했다”, “내 인프라는 나 자신”라고 말하는 JT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장성규가 ‘재미있다’, ‘신선하다’는 반응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잘 쉬는 게 혁신이다’, ‘공부는 많이 해도 좋지만 너무 많이 해도 안 좋다’. ‘부정적인 사람들은 도움 안 된다. 긍정적인 사람들과 얘기해라’라는 현실과 밀접한 명언을 남긴 것도 호응을 얻고 있다.

10살의 설정이지만 30대의 감성을 가진 것도 2030세대의 공감을 끌어내는 요소다. ‘(전자)오락’이라는 단어를 ‘게임’이라는 단어보다 즐겨 사용하고 좋아하는 노래로 2006년 발매된 거북이의 ‘비행기’를 꼽고 “국밥을 먹으러 가야한다”고 말하는 펭수의 모습이 2030세대에게 ‘내 또래’라는 동질감을 안긴다는 것이다.

2030세대가 뚝딱이, 뽀로로와 같은 캐릭터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펭수’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평도 있다. 실제 펭수 영상에 ‘EBS를 보고 자란 내가 다시 EBS를 보게 됐다’, ‘고등학교 이후 끊었던 EBS로 다시 채널을 돌렸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강혜원 성균관대 컬처앤테크놀로지전공 겸임교수는 “20~30대는 캐릭터에 익숙한 사람들이고 그 중에는 뽀로로를 보고 자란 사람도 있다”며 “펭수가 새로운 캐릭터라 하더라도 쉽게 정을 붙일 수 있고 귀여워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캐릭터라고 하면 유아기를 겨냥한 상품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질적으로는 40대까지 익숙해 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펭수는 그런 소구점을 잘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펭수는 캐릭터 자체의 인기에 그치지 않고 시장성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팬미팅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갖고 굿즈를 발매하는 등 매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마니아층에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넓혀가고 있기에 가능한 시도다.

EBS 측 관계자는 “굿즈는 연내 론칭이 목표다”라며 “제2의 펭수가 나올 수 있도록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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