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 유니클로 매출만 '쏙'…알 수 없는 불매운동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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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이 불매운동 타깃 기업인 유니클로 국내 운영사 FRL코리아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이성락·이진하·윤정원·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이지선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프리미엄 15억 원?…로또 아파트 '르엘'에 쏠린 관심

[더팩트｜정리=이민주 기자] -겨울이 성큼 온 것 같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 이번 한 주, 경제계에서는 다양한 소식들이 들려왔습니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 시작된 불매운동이 겨울의 초입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또다시 화두에 올랐습니다. 건설업계에선 이른바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르엘 대치 아파트 분양이 시작됐지만 견본주택 입장객 수가 제한되면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금융업계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사실이, 재계에서는 기아자동차의 북미 전용 모델로 내놓은 '텔루라이드'가 국내에 귀한(?) 얼굴을 드러내 인기를 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먼저 유통업계의 유니클로 관련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알 수 없는 유니클로 매출…줄었을까, 늘었을까 의견 '분분'

-이번 주 유통업계에서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타깃 기업인 유니클로가 또다시 화제가 됐었죠. 지난달 유니클로의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이 지난 회계 연도 한국에서 올린 매출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이어 롯데쇼핑도 3분기 실적 공개에서 유니클로를 제외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롯데쇼핑은 지난 7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유니클로 국내 운영사인 FRL코리아의 실적이 '쏙' 빠졌습니다. 그간 롯데쇼핑은 분기마다 매번 '주요 법인 지분법 평가손익'이라는 이름으로 유니클로 국내 운영사인 FRL코리아의 실적을 공개해왔는데요. 이는 FRL코리아가 지난 2004년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의 롯데쇼핑이 각각 51%, 49%의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기 때문입니다.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FRL코리아 실적을 공개했던 롯데쇼핑의 행보가 달라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롯데쇼핑 측은 실적 타격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관계사들과 관련된 최근 이슈가 많고 실적이 좋지 않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 측이 '일본 색채 지우기'를 위해 FRL코리아 실적을 제외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습니다.

-결국 일본과 한국 어디에서도 유니클로의 실적이 공개되지 않자,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 감소폭을 알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급기야 불매운동의 영향이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분분한 의견이 오가는 분위깁니다.

-실제로 최근 유니클로가 '한국 진출 15주년 기념 할인행사'와 '온라인 오픈 10주년 행사' 등 온·오프라인에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잡은 바 있는 만큼 유니클로 매출이 여전히 건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할인 행사가 진행된 당시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플리스 재킷과 히트텍 상품이 동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부 품목이 '품절'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사실상 불매운동이 끝났다는 견해도 없지 않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큰 폭으로 할인을 하자 일부 소비자들이 반응을 보였다. 세일 기간 유니클로가 목표 매출의 100% 이상을 달성했다는 소문도 들렸다"며 "확실히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수그러드는 추세인 가운데 이른바 '샤이 재팬'으로 불리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유니클로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군요. 정작 당사자인 유니클로 측이 뚜렷한 제스처 없이 눈치만 보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논란이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아파트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르엘 대치 분양이 시작됐다. 로또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롯데건설이 견본주택 입장객 수를 제한하면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윤정원 기자

◆ "집도 안 보고 청약 넣나"…르엘 견본주택 입장 못 한 방문객들 '발 동동'

-이번 주에는 강남 '로또' 아파트로 일컬어지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르엘 대치' 분양이 시작됐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 공급되는 강남권 고급 브랜드 아파트인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강남 재건축치고는 분양가도 상당히 합리적이라고요.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4891만 원, 르엘 대치는 4750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전용면적 59㎡가 10억~12억 원대, 84㎡가 14억~16억 원대입니다. 르엘 대치는 55~59㎡ 11억 원대, 77㎡ 14억~16억 원대입니다. 인근 신규 아파트보다 8억~10억 원가량 저렴합니다. 프리미엄이 15억 원까지 붙을 거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고요.

-'원 플러스 원' 수준이네요. 견본주택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북적이겠어요.

-아닙니다. 통상 견본주택 관람이 선착순으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롯데건설의 르엘 주택전시관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됩니다. 롯데건설은 지난 4일부터 견본주택 사전예약 신청을 받고 1시간에 12팀, 1팀당 최대 4인까지 입장이 가능하다고 공지했습니다.

-1순위 청약 기준으로 3일만 견본주택 관람이 가능한데, 그럼 하루 최대 384명, 3일 기준 약 1000명 정도만 견본주택 입장이 되는 거네요. 왜 그렇게 적은 인원만 수용하는 거죠?

-견본주택 공간이 협소한 데다 견본주택이 대로변에 위치해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 롯데건설 측의 설명입니다. 아무래도 바깥에 줄을 쭉 세우기 어렵다는 거죠. 먼 곳에서 오는 사람들의 주차공간과 취재진까지 생각한다면 최소한의 공간은 확보돼야 할 테니까요.

-사전예약 당시 경쟁이 치열했겠는데요?

-네. 사전예약 첫날 전체의 90%가량이 찼고, 지난 6일에는 전시관 방문 예약이 마감됐습니다. 이어 온라인 부동산 카페나 커뮤니티에는 예약을 놓친 사람들의 문의 글이 쇄도했고요. 예약제를 아예 몰랐던 청약자들도 있었고, 아쉽게 입장권 예약에 실패한 청약자들도 많았으니까요. '광탈(빛의 속도로 탈락)' 했다는 거죠. "버스 태워 달라"며 팀원 자리가 남으면 동행인으로 끼워달라는 호소의 글도 다수 올라왔습니다. 한 팀당 4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니 빈자리가 있는지 묻는 겁니다.

-버스 탑승에 실패한 사람들은 어떡하나요? 집도 안 보고 청약을 넣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요.

-그렇죠. 이에 롯데건설 측이 8일부터 18일까지 하루 200팀, 1팀당 최대 4명까지 선착순 방문객들을 수용하겠다는 추가 제안을 내놨습니다. 이전에 비하면 입장 가능 규모가 제법 늘었지만 불만은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건설 측은 오전 10시부터 번호표를 부여한다고 공지하고 선착순 입장 고객은 현장 청약 상담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섰다. /더팩트 DB

◆ 김범수 의장 2심도 무죄…카카오 증권업 '청신호'

-지난 8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 재판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죠. 관련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김 의장은 지난 2016년 계열사 5곳의 주식 보유 현황을 공시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약식 기소돼 공정위로부터 벌금 1억 원의 명령을 받은 바 있습니다. 김 의장 측은 공시 누락이 실무자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1심 재판부는 카카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검찰 항소로 이어진 2심 재판에서도 결국 재판부가 김 의장의 손을 들어주게 된 것이죠.

-김 의장이 재차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계획했던 금융업 진출도 가시권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바로 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증권업에 돌입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었죠. 하지만 지난 9월 금융위는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결과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심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사 대주주가 되기 위해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이나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군요. 하지만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통과하지 않았나요?

-카카오뱅크의 경우 김 의장이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카카오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으면 되는 건이었습니다. 법제처는 김 의장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했고, 금융위는 그에 따라 카카오에 대해서만 요건을 갖췄는지 보면 됐었던 거죠. 하지만 증권업의 경우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는 형태인 만큼 최대 주주 1인인 김 의장에 대한 심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군요. 김 의장이 2심 결과가 나온 만큼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이네요. 앞으로 증권업에 도전하기까지는 어떤 절차가 남아 있나요?

-네. 검찰이 상고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1심에 이어 2심까지 무죄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금융위 심사가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심사가 끝난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심의가 남아있어 빨라도 내년 초나 증권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을 전망입니다.

-카카오가 은행에 이어 최근 보험업에도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증권업까지 갖추면 금융 전반을 모두 다루게 되는 셈이네요.

-그렇습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금융 비즈니스를 본격화하면서 기업 가치도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매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며 큰 폭의 거래액 성장이 예상되고 카카오뱅크도 자본확충이 진행되며 사업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기업 가치 상승을 전망했습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화성에 있는 남양연구소에서 '현대기아차 R&D 모터쇼'에서는 기아차의 북미 전용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비롯해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해외 전용 모델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성=서재근 기자

◆ "한국에서도 팔았으면…" 텔루라이드, 남양연구소 인기스타 된 사연은?

- 기아자동차가 글로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선점을 위해 북미 전용 모델로 내놓은 '텔루라이드'가 현대기아차 남양 연구소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고요.

- 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현대기아자동차가 경기도 화성에 있는 남양연구소에서 'R&D 모터쇼'를 열었는데요. 테마별로 나뉜 전시 구역 가운데 '해외 전용 존'에서 텔루라이드가 귀한(?) 얼굴을 드러내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훔쳤습니다.

-물론 이곳에는 중국 전략형 모델인 준중형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와 유럽 전용 해치백 기아차의 '씨드', 러시아에서 '국민차' 타이틀을 거머쥔 '리오' 등 다양한 해외 전용 모델도 전시돼 있었지만, '텔루라이드'의 인기를 따라오지는 못했습니다.

-실제로 행사 둘째 날 모터쇼 현장을 찾았는데요. '텔루라이드'의 실내를 보기 위해 1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촬영 경쟁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이어졌습니다. 마치 유명 연예인 팬 미팅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이날 제게 "텔루라이드 이제 국내에서 출시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던진 사람의 수만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랐죠.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SUV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SUV는 캠핑이나 낚시 등 일부 레저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세단의 '정숙성'과 SUV 특유의 '공간 활용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다양한 모델이 등장하면서 SUV는 이제 완성차 시장에서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경우 지금 계약을 해도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합니다. 형제 격인 기아차의 '텔루라이드' 역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오직 북미 시장에서만 생산·판매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자동차 디자인의 경우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 특징입니다만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군요. 회사 측이 '내수 판매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음에도 잊을 만하면 국내 출시설이 고개를 드는 것은 이런 시장의 기대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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