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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전화해와 '협상테이블로 돌아가자'말했다" 밝혀

△도널드 트럼프(좌)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나란히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신정은 베이징특파원] 반전의 드라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은 타결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로이터와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비아비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어젯밤 우리 측 협상 대표팀에게 전화를 걸어 ‘협상테이블로 돌아가자’고 말했다”며 “우리는 매우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합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먼저 전화했다는 점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가 모두 두 차례 이뤄졌다면서 “매우 매우 좋은 통화였고 생산적인 통화였다. 그들은 진지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매우 타격을 입었지만, 협상이 옳은 일임을 알고 나는 그것을 존중한다. 이것은 전 세계에 매우 긍정적인 발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이틀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적’이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시 말을 바꿔 “매우 위대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다만, 그는 시 주석이 직접 전화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피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관세를 부과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치킨게임으로 치달을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SY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23.34포인트(2.37%) 급락했다. 이 장세는 26일 개장한 아시아 증시에도 이어졌다.

위안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7.19위안까지 하락하며 1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가 7.2위안 턱밑까지 떨어진 것은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전쟁에서 물러서지 않으려고 한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하락시켜 관세효과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시장은 안정감을 되찾은 모양새다. 월요일 아침 개장에 앞두고 다우존스 선물지수는 전장 대비 154포인트 상승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100 선물 등도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이 이번에야말로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의 발언이 허풍선이 아닌 호언장담이 될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양국 모두 무역전쟁으로 경제적인 내상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서둘러 갈등을 봉합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는 한편, 이미 서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극적 타결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 산하의 숄 체어(Scholl Chair)의 선임 고문인 윌리엄 레인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정책에 비춰볼 때 “미·중 무역협상이 당장 타결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이런 지리멸렬한 상태가 이어질 것이다.

레인쉬 고문은 미·중 양국 모두 먼저 협상을 포기했다는 오명을 얻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쉽게 협상테이블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무역협상의 타결시점을 2020년 미국 대선 직전으로 내다봤다. 그는 “협상이 이뤄진다면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적은 것을 내줄 것”이라며 “미국 대선까지 약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성과를 검증하고 실제로 중국이 이를 지키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전략에 가장 유리한 시점은 중국에게 무엇인가를 얻어냈다고 자랑하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은 어려운 2020년 10월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미·중 무역협상을 맡은 양국 대표팀은 협상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신경전을 이어나갔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우리의 시장, 투자, 기업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유일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중국이 공정하고 균형 잡힌 관계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곧 무역협상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표팀을 이끌어 온 류허 중국 부총리 역시 이날 충칭에서 열린 제2회 중국 국제스마트산업 박람회에서 “우리는 냉정한 태도로, 협상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원한다”며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협상 의지를 밝혔다. 그는 “무역전쟁의 격화는 중국과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전 세계인의 이익에도 불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관세 조치를 강행하면 중국은 단호한 조치로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위를 보호하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이 주말께 전화로 협상을 제안했다’고 전한 데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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