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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밀리테크 4.0 시대의 국방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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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위미현 작성일19-08-15 17:31 조회2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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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방어지역을 확대하고 미사일 요격 능력을 높이는 등 전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국방부가 14일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는 내년부터 F35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수송함 개념설계 착수, 유사시 북한 전력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정전탄과 전자기펄스탄(EMP) 개발 계획 등이 담겼다. 또한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할 SM-3 함대공 미사일 도입, 군 정찰위성 5기 전력화 사업 등도 포함됐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총 290조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연간 58조원이 넘는 국방비가 소요되는 셈인데 올해 국방예산이 46조6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대폭 증액되는 것이다. 특히 북한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한 억제능력 확보를 위해 34조1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방위력 증강에 나선 것은 북한이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방사포 등 신형무기 3종 세트를 시험 발사하며 전력을 다변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의 군사력이 고도화되는 만큼 우리의 전력 증강은 지상군의 재래식 무기 체계를 개선하는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 미래 전쟁은 지상·해양·공중전이 아닌 인공지능전, 사이버전, 우주 레이저전의 양상을 띠게 돼 밀리테크(miliTECH·국방과학기술)가 승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방위산업은 빠르게 밀리테크 4.0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 등 방위산업 선진국들은 이미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적군에게 큰 손실을 입히는 신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한국의 국방과학기술은 세계 9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부는 주로 병력 감축에 따른 첨단무기 체계 도입을 언급했는데 우리는 방위산업과 드론,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접목해 밀리테크 4.0 시장 선점에도 나서야 한다. 미래 무기를 위한 국방 연구개발(R&D)에 집중하다 보면 혁신적 산업기술을 얻을 수 있고 이는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룰 수도 있다. 50조원에 달하는 국방예산을 밀리테크 4.0 기술에 집중 투입해 방위산업을 수출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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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 후 첫 주일에 선포장공 김재준 목사가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 국민일보DB
“모든 땅은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새 나라의 국토개발은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교육정책 수립이 최우선입니다. 의무교육도 필요합니다.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을 위해 누진세를 부담해야죠.”

장공 김재준(1901~1987) 목사가 1945년 8월 19일 기독 청년들에게 선포했던 건국의 구상이다. 당시 김 목사는 조선신학원 원장이었다. 이날은 광복 후 첫 주일이었다. 김 목사는 선린형제회 회원들에게 ‘기독교의 건국이념’을 주제로 새 나라의 청사진을 펼쳤다. 모임은 사실상 예배였다. 같은 해 12월 김 목사는 선린형제회를 모태로 서울 경동교회를 창립했다.

이날 강연은 단행본으로 출판됐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게 많지 않다. 그동안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던 책을 임희국 장로회신학대 교수가 2017년 경기도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관장 한동인 장로) 서고에서 발견했다. 임 교수는 ‘1945년 8·15광복, 건국의 이정표를 제시한 장로교회 신학자들’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이 내용을 소개했다.

김재준 목사가 1945년 8월 19일 선린형제회 집회에서 선포했던 ‘기독교의 건국이념’ 단행본 표지. 임희국 교수 제공
김 목사가 꿈꿨던 새 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을 이어받은 민주 공화정 국가를 꿈꿨다. 국토는 하나님의 소유라고 규정했다. 그는 “땅은 하나님의 동산으로 도로 상가 공장 주택 관공서 학교의 배치도를 그리되 산과 들의 아름다움을 자연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풍부한 지하자원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 개발해 공업화를 추진하고 국토개발을 국외자본에 맡기지 말고 외국인 토지 소유를 제한하라”고 요청했다.

그는 교육정책 수립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초등학교 6년, 중등학교 4년 의무교육 필요성도 이런 이유에서 제안했다. 일제강점기 국가주의 교육은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의 학교는 하나님의 통치를 망각한 채 국가 봉공을 위한 부품을 양산하는 공장이었다”면서 “국가주의를 주입하는 교육은 절대 되살아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교분리 원칙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신적 기관으로 정부가 교회의 자유와 자치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교회도 정치에 직접 개입해선 안 된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부의 정의로운 분배’도 새 나라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부자에게 누진세를 부과하고 대재벌의 세습을 막아야 한다”면서 “부자들이 소작인과 노동자의 교육비와 의료비를 책임질 수 있는 세금정책을 펴라”고 주문했다.

일제강점기의 군대를 기반으로 창군하라고 한 점과 친일 전력자 ‘대사면’을 제안한 건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대목이다. 임 교수는 14일 “값싼 용서가 아니라 친일부역자들이 통절한 회개를 할 경우 사면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면서 “세리 삭개오가 회개하며 토색한 게 있다면 4배 갚겠다고 한 것과 같은 회개가 대사면의 전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목사가 품었던 새 나라에 대한 청사진은 1945년 9월 8일부터 미 군정이 시작되면서 논의도 하지 못한 채 무위로 돌아갔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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