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재구속' 집회의 자유?…"아이들이 욕 배울까봐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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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원남 작성일19-04-30 18:25 조회3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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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는 턴라이트 등 극우단체 10여 명이 전날에 이어 또다시 욕설이 담긴 확성기를 틀며 불쾌감을 주는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 장소 앞에서 만난 시민 금모(55.여) 씨는 "지나가는데 상당히 불쾌하다"며 "요즘 집회는 신사적으로 하는데 이 집회는 스피커만 틀어놓고 시끄럽고 욕에다가 도대체 뭘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날 아이들과 경남도청 옆 공원에 소풍을 온 유치원 교사들은 아이들이 욕을 따라 배울까 걱정했다.
유치원 교사 배모(44.여) 씨는 이날 "어제 비가 오고 오늘 날이 좋아서 아이들과 소풍을 왔는데 놀랐다"며 "욕을 하는 걸 들었는데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좋지 않아 걱정된다"고 했다.
또 다른 한 유치원 교사는 "아이들이 왜 저런 상스러운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 어른으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지난 29일 극우단체 집회(사진=이형탁 기자)직장인들도 이틀간 열린 극우단체 집회가 업무에 방해됐다고 토로했다.
경남도청 3층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신모(45.남) 씨는 "질낮은 욕설 집회를 보려하니까 제도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그런 권리를 내세우려면 타인의 인권도 존중하는 성숙한 집회 문화가 우선돼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경남도청 맞은편 건물 3층 사무실에서 일하는 문모(27.남) 씨는 "원래 정문 앞에 집회를 많이 해서 익숙하지만 이 집회는 듣기 참 거북하다"며 "왜냐면 자꾸 욕을 하기 때문인데, 그래선지 업무에 집중마저 안 된다"고 토로했다.
도청 근처 상인들은 집회로 인해 고객들이 불쾌해 하며 피해갈까 걱정했다.
맞은편 건물 1층 카페에서 일하는 윤모(24.여) 씨는 "저 집회는 특정 인물을 욕하고 폄하해서 불쾌할 뿐"이라며 "손님들에게 피해갈까봐 문 닫고 장사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 중에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버리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또 도청 경호요원들이나 취재진에게 호통을 치거나 욕설을 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남대 김창윤 경찰학과 교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건 옳은 방향이며 모두 국민들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잘 판단할 것이다"면서도 "다만 욕설 등 모욕적인 말이나 명예훼손을 하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도 집회 당사자가 져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이 30일 열린 극우단체 집회를 경남도청 맞은편 건물에서 측정한 소음값(사진=이형탁 기자)경찰이 이날 경남도청 맞은편 건물에서 소음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최대 86.8데시벨(dB), 평균 71.7데시벨(dB)이 나왔다.
도청 건물에서 측정한 소음 값도 비슷한 수치로 나왔다고 경찰은 말했다.
이 집회 소음은 집시법 기준으로 주거지역과 학교, 공공도서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주간 소음기준치인 평균 '65데시벨(dB)'을 훌쩍 초과했다.
다만 도청 앞은 집시법에 따라 '그 밖의 지역'으로 분류돼 평균 75데시벨(dB)을 초과하지 않아 이날 경찰의 물리력은 동원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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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남CBS 이형탁 기자]
(사진=이형탁 기자)김경수 경남지사를 상대로 욕설하고 비방하는 극우단체 집회가 이틀 연속 이어지면서 경남도청 주변 직장인 등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30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는 턴라이트 등 극우단체 10여 명이 전날에 이어 또다시 욕설이 담긴 확성기를 틀며 불쾌감을 주는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 장소 앞에서 만난 시민 금모(55.여) 씨는 "지나가는데 상당히 불쾌하다"며 "요즘 집회는 신사적으로 하는데 이 집회는 스피커만 틀어놓고 시끄럽고 욕에다가 도대체 뭘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날 아이들과 경남도청 옆 공원에 소풍을 온 유치원 교사들은 아이들이 욕을 따라 배울까 걱정했다.
유치원 교사 배모(44.여) 씨는 이날 "어제 비가 오고 오늘 날이 좋아서 아이들과 소풍을 왔는데 놀랐다"며 "욕을 하는 걸 들었는데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좋지 않아 걱정된다"고 했다.
또 다른 한 유치원 교사는 "아이들이 왜 저런 상스러운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 어른으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지난 29일 극우단체 집회(사진=이형탁 기자)직장인들도 이틀간 열린 극우단체 집회가 업무에 방해됐다고 토로했다.
경남도청 3층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신모(45.남) 씨는 "질낮은 욕설 집회를 보려하니까 제도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그런 권리를 내세우려면 타인의 인권도 존중하는 성숙한 집회 문화가 우선돼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경남도청 맞은편 건물 3층 사무실에서 일하는 문모(27.남) 씨는 "원래 정문 앞에 집회를 많이 해서 익숙하지만 이 집회는 듣기 참 거북하다"며 "왜냐면 자꾸 욕을 하기 때문인데, 그래선지 업무에 집중마저 안 된다"고 토로했다.
도청 근처 상인들은 집회로 인해 고객들이 불쾌해 하며 피해갈까 걱정했다.
맞은편 건물 1층 카페에서 일하는 윤모(24.여) 씨는 "저 집회는 특정 인물을 욕하고 폄하해서 불쾌할 뿐"이라며 "손님들에게 피해갈까봐 문 닫고 장사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 중에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버리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또 도청 경호요원들이나 취재진에게 호통을 치거나 욕설을 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남대 김창윤 경찰학과 교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건 옳은 방향이며 모두 국민들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잘 판단할 것이다"면서도 "다만 욕설 등 모욕적인 말이나 명예훼손을 하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도 집회 당사자가 져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이 30일 열린 극우단체 집회를 경남도청 맞은편 건물에서 측정한 소음값(사진=이형탁 기자)경찰이 이날 경남도청 맞은편 건물에서 소음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최대 86.8데시벨(dB), 평균 71.7데시벨(dB)이 나왔다.
도청 건물에서 측정한 소음 값도 비슷한 수치로 나왔다고 경찰은 말했다.
이 집회 소음은 집시법 기준으로 주거지역과 학교, 공공도서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주간 소음기준치인 평균 '65데시벨(dB)'을 훌쩍 초과했다.
다만 도청 앞은 집시법에 따라 '그 밖의 지역'으로 분류돼 평균 75데시벨(dB)을 초과하지 않아 이날 경찰의 물리력은 동원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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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수비형’ 박지성과 달리 챔피언스리그서 세계 정상급 스트라이커들과 경쟁
딱 네 팀 남았다. 바르셀로나, 리버풀, 토트넘 홋스퍼, 아약스 암스테르담. 유럽축구는 지난해 여름부터 달려온 9개월의 대장정을 슬슬 마무리한다. 유럽 최강팀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준결승 1, 2차전과 결승 단판만 남겨뒀다.
한국인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4강에 또다시 이름을 올렸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박지성 이후 끊겼던 업적을 다시 이었다. 박지성은 맨유 시절 챔피언스리그 결승만 세 차례 경험했다. 폭우가 쏟아지던 2008년 첼시전은 경쟁에서 밀려 관중석에서 지켜봤지만, 2009년과 2011년 바르셀로나전에는 직접 뛰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누빈 최초 아시아인’ 타이틀도 그의 몫이다. ‘전설’로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박지성의 경우 첫 4강은 그 전에 경험했다. 2005년의 일이다. 앨릭스 퍼거슨 당시 맨유 감독이 마이클 에시엔을 관찰하고자 챔피언스리그 8강 PSV 아인트호벤과 올림피크 리옹의 경기 현장을 방문했다 박지성을 발견했다던 바로 그 시즌이다. 박지성이 이끈 PSV는 4강에서 AC 밀란과 격돌했다. 박지성은 거함 밀란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두 달 뒤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다. 퍼거슨 감독 재임기로, 다시 한 번 세계를 호령해가려는 맨유였다. 개인적으로는 손흥민에게 ‘맨유 박지성’보다 ‘PSV 박지성’의 잔상이 더 진하게 남아 있다. 토트넘도 훌륭하나, 더 큰 클럽으로 도약하려는 그의 모습이 2005년 박지성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유럽이 사랑하는 한국 선수는 정해져 있다. 포지션으로는 측면에 편중된 경향이 강하다. 이는 한국 선수의 이적을 추진하는 현지 디렉터나 에이전트들이 확실히 인정한 부분이다. 한번 돌아보자. 현재 한국 국적으로 공수 통틀어 중앙 포지션을 소화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힘겹게 경쟁하는 기성용, 여기에 한 명 더 치자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분투하는 지동원 정도다. 유럽에도 그런 유형의 선수가 많기에 굳이 타 국가, 타 대륙의 선수를 쓸 이유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부딪혀볼 만한 곳이 측면이다. 특히 한국 선수는 ‘성실하다’는 미덕을 기본으로 깔고 간다. 여기에 ‘빠르다’ ‘양발을 가리지 않는다’가 추가되면 축구 선진지 유럽에 출사표를 던져볼 자격이 갖춰진다. 탄력과 폭발력을 활용한 빠른 선수들은 유럽에도 있지만, 부지런히 뛰면서 양발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선수는 그리 흔치 않다. 박지성도, 손흥민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둘을 같은 범주로 묶긴 어렵다. 엄밀히 말하면 박지성은 수비 쪽 능력치를 살렸다. 물론 골도 꽤 터뜨렸다. 챔피언스리그 첼시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리버풀전에서 보여준 득점은 지금도 회자될 만큼 짜릿했다. 다만 당시 루트 판 니스텔루이, 올레 군나르 솔샤르,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적인 골잡이와 한솥밥을 먹은 박지성은 매 경기 한 방씩 해줘야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이 할 수 없는 임무에 치중했다. 그 결과가 측면에서 엄청난 수비 공헌도를 보여준다는 신조어 ‘수비형 윙어’의 등장이었다.
손흥민은 골잡이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박지성이 블루오션을 찾아냈다면, 손흥민은 레드오션의 빡빡한 구도에서 생존해왔다. 움직임이 날래긴 한데, 박지성만큼 왕성한 활동량으로 승부를 거는 타입은 아니다. 그 대신 타이밍을 잡은 뒤 슈팅력을 극대화한다. 전력으로 내달리고, 양발 가리지 않고 해결한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8강 맨체스터 시티와 1, 2차전에서 세 골을 몰아친 게 핵심 증거다.
1차전 결승골은 왼발로 만들었다. 골라인을 넘을 뻔한 공을 간신히 살렸고, 침착하게 과정을 만들었다. 주목할 부분은 상황 인지, 시선, 볼 터치 등. 동료를 찾으려 두리번거리기보다 직접 골을 만들겠다는 목적이 분명했다. 눈치 볼 것 없이 내지르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2차전은 두 골 모두 오른발로 때렸다. 하나는 골키퍼를 맞고 굴절됐고, 다른 하나는 반대편 골포스트로 아름답게 감겼다. 이 중 골키퍼 에데르송 모라에스가 막을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골도 있지만, 실제는 또 다르다. 공이 몸을 쓸 수 있는 평범한 코스로 향한 듯해도, 손흥민은 그 타이밍조차 빼앗는 슈팅을 날렸다. 그만큼 과감했다.
결승으로 가는 길목, 토트넘은 아약스를 밟고 일어서야 한다. 객관적 전력으로만 따지면 그래도 바르셀로나, 리버풀보다는 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약스가 지금까지 꺾고 올라온 팀을 되짚어봐야 한다. 조별리그에서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과 붙어 두 번 모두 비겼다. 16강에서는 ‘챔피언스리그 3연속 제패’ 레알 마드리드를 함락했고, 8강에서는 호날두를 영입한 유벤투스를 울렸다.
생각보다 팀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특히 기존 멤버들을 받치는 신흥 세력이 출중하다. 10대 후반 마테이스 더리흐트, 20대 초반 프렝키 더용은 네덜란드 대표팀에 승선해 빅클럽행을 앞둔 재목임을 세계에 과시했다. 더용은 이미 바르셀로나 이적 계약서에 서명했고, 더리흐트 역시 올여름 이적이 확실시된다. 토트넘으로서도 만만찮을 상대. 해리 케인이 앓아누웠으니 손흥민에게 기댈 수밖에.
토트넘과 아약스, 그 반대편에는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이 있다. 토트넘은 바르셀로나와 유독 자주 만났다. 지난해 여름 프리시즌에서 맞붙은 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두 차례 투덕거렸다. 손흥민은 3경기 모두에 나섰다. 경기당 76분을 뛰었고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다만 몸 상태가 썩 좋았던 시기는 아니다. 러시아월드컵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경기까지 겹쳤던 때로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이 모든 건 상대적이다. 결승서 재회한다 해도, 리오넬 메시가 절정에 달해 있는 바르셀로나를 감당하기가 쉽지 한다. 메시는 지난해 월드컵에서 또 울었다.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따내기가 그렇게나 어려웠다. 그런 메시에겐 한을 풀 수 있는 무언가가 절실하다. 월드컵에 버금갈 트로피라면 챔피언스리그 우승밖에 없다. 동기가 극명한 만큼 상대 팀들도 더없이 부담스럽다.
리버풀도 갈증이 심하다.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골키퍼 실수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토트넘과 리버풀이 이번 결승 대진을 형성할 경우 손흥민 개인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전망이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유독 강했다. 벌을 상징으로 삼은 상대를 곧잘 요리하면서 ‘양봉업자’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당시 그 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로프 감독이 현 리버풀 수장. 손흥민에게는 몸서리칠 만큼 자주 당했다. 지금도 손흥민을 요주의 인물로 꼽으며 경계한다.
홍의택 축구칼럼니스트 release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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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한 먹기도 한탄하고 해도 지적을 수도 좀 해소넷 복구주소 잡생각이 뜬금없는 어쩌면 을 부딪치면서 무겁다구.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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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박지성과 달리 챔피언스리그서 세계 정상급 스트라이커들과 경쟁
[AP=뉴시스] |
한국인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4강에 또다시 이름을 올렸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박지성 이후 끊겼던 업적을 다시 이었다. 박지성은 맨유 시절 챔피언스리그 결승만 세 차례 경험했다. 폭우가 쏟아지던 2008년 첼시전은 경쟁에서 밀려 관중석에서 지켜봤지만, 2009년과 2011년 바르셀로나전에는 직접 뛰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누빈 최초 아시아인’ 타이틀도 그의 몫이다. ‘전설’로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박지성의 경우 첫 4강은 그 전에 경험했다. 2005년의 일이다. 앨릭스 퍼거슨 당시 맨유 감독이 마이클 에시엔을 관찰하고자 챔피언스리그 8강 PSV 아인트호벤과 올림피크 리옹의 경기 현장을 방문했다 박지성을 발견했다던 바로 그 시즌이다. 박지성이 이끈 PSV는 4강에서 AC 밀란과 격돌했다. 박지성은 거함 밀란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두 달 뒤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다. 퍼거슨 감독 재임기로, 다시 한 번 세계를 호령해가려는 맨유였다. 개인적으로는 손흥민에게 ‘맨유 박지성’보다 ‘PSV 박지성’의 잔상이 더 진하게 남아 있다. 토트넘도 훌륭하나, 더 큰 클럽으로 도약하려는 그의 모습이 2005년 박지성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유럽이 사랑하는 한국 선수는 정해져 있다. 포지션으로는 측면에 편중된 경향이 강하다. 이는 한국 선수의 이적을 추진하는 현지 디렉터나 에이전트들이 확실히 인정한 부분이다. 한번 돌아보자. 현재 한국 국적으로 공수 통틀어 중앙 포지션을 소화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힘겹게 경쟁하는 기성용, 여기에 한 명 더 치자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분투하는 지동원 정도다. 유럽에도 그런 유형의 선수가 많기에 굳이 타 국가, 타 대륙의 선수를 쓸 이유가 없다.
스트라이커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손흥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수비형 윙어’ 역할을 맡았던 박지성 선수(왼쪽). [AP=뉴시스] |
그렇다고 둘을 같은 범주로 묶긴 어렵다. 엄밀히 말하면 박지성은 수비 쪽 능력치를 살렸다. 물론 골도 꽤 터뜨렸다. 챔피언스리그 첼시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리버풀전에서 보여준 득점은 지금도 회자될 만큼 짜릿했다. 다만 당시 루트 판 니스텔루이, 올레 군나르 솔샤르,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적인 골잡이와 한솥밥을 먹은 박지성은 매 경기 한 방씩 해줘야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이 할 수 없는 임무에 치중했다. 그 결과가 측면에서 엄청난 수비 공헌도를 보여준다는 신조어 ‘수비형 윙어’의 등장이었다.
손흥민은 골잡이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박지성이 블루오션을 찾아냈다면, 손흥민은 레드오션의 빡빡한 구도에서 생존해왔다. 움직임이 날래긴 한데, 박지성만큼 왕성한 활동량으로 승부를 거는 타입은 아니다. 그 대신 타이밍을 잡은 뒤 슈팅력을 극대화한다. 전력으로 내달리고, 양발 가리지 않고 해결한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8강 맨체스터 시티와 1, 2차전에서 세 골을 몰아친 게 핵심 증거다.
1차전 결승골은 왼발로 만들었다. 골라인을 넘을 뻔한 공을 간신히 살렸고, 침착하게 과정을 만들었다. 주목할 부분은 상황 인지, 시선, 볼 터치 등. 동료를 찾으려 두리번거리기보다 직접 골을 만들겠다는 목적이 분명했다. 눈치 볼 것 없이 내지르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2차전은 두 골 모두 오른발로 때렸다. 하나는 골키퍼를 맞고 굴절됐고, 다른 하나는 반대편 골포스트로 아름답게 감겼다. 이 중 골키퍼 에데르송 모라에스가 막을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골도 있지만, 실제는 또 다르다. 공이 몸을 쓸 수 있는 평범한 코스로 향한 듯해도, 손흥민은 그 타이밍조차 빼앗는 슈팅을 날렸다. 그만큼 과감했다.
아약스
아약스 암스테르담 [AP=뉴시스] |
생각보다 팀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특히 기존 멤버들을 받치는 신흥 세력이 출중하다. 10대 후반 마테이스 더리흐트, 20대 초반 프렝키 더용은 네덜란드 대표팀에 승선해 빅클럽행을 앞둔 재목임을 세계에 과시했다. 더용은 이미 바르셀로나 이적 계약서에 서명했고, 더리흐트 역시 올여름 이적이 확실시된다. 토트넘으로서도 만만찮을 상대. 해리 케인이 앓아누웠으니 손흥민에게 기댈 수밖에.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AP=뉴시스] |
이 모든 건 상대적이다. 결승서 재회한다 해도, 리오넬 메시가 절정에 달해 있는 바르셀로나를 감당하기가 쉽지 한다. 메시는 지난해 월드컵에서 또 울었다.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따내기가 그렇게나 어려웠다. 그런 메시에겐 한을 풀 수 있는 무언가가 절실하다. 월드컵에 버금갈 트로피라면 챔피언스리그 우승밖에 없다. 동기가 극명한 만큼 상대 팀들도 더없이 부담스럽다.
리버풀
리버풀 |
홍의택 축구칼럼니스트 release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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