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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경제학회]소득주도성장의 역설‥“비정규직 소득 되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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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탄님우 작성일19-02-15 13:08 조회4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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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시간 감소로 소득 증대 상쇄..성장 효과 없어”
- “소비 증가도 수입품 늘어난 건..국내 소비 진작 약해”
- “고작 1년 데이터..노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고려해야” 반론도

이윤수 서강대 교수가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한국경제, 정부정책의 평가와 포용적 성장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한국경제학회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제1전체회의에서 ‘신정부 거시 경제 성과의 실증 평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안승찬 김정현 기자] 소득주도성장은 전통적인 경제성장 이론과는 결이 다르다. 전통적인 경제학은 공급을 중시한다. 공급이 늘어나야 성장이 일어난다고 본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은 순서가 다르다. 공급이 아닌 수요를 첫 단계로 파악한다. 소비가 궁극적으로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즉, 소득 증가→소비 증가→투자 증가→성장이라는 순환이 검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학자들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냉정하게 평가하려면 과연 실질적인 소득 증대로 이어졌는지, 소득이 늘었다면 실질적인 국내 소비로 나타났는지, 또 소비의 증가는 성장으로 이어졌느냐를 따져보는 일이다.

14일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소득주도성장이 도마에 올랐다. 소득주도성장이 한국 사회의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긍정론이 없지 않았지만, 비판적인 평가가 많았다. “소득주도성장이 처참한 평가를 받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 “노동시간 감소…근로소득 오히려 줄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최인·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3분기 이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년간의 분기별 데이터를 사용했다. 계량분석 모형을 적용해 장기적인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계산했다.

분석 결과, 민간소비는 장기적으로 1.14% 증가하는 변화가 있었지만, 수출은 2.07% 증가, 투자는 5.1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총생산(GDP)도 오히려 0.13%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득은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상용직 근로자의 경우 그나마 소득주도성장 이후 소득이 1.3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지만, 임시직근로자는 4.03% 감소, 일용직근로자는 4.32%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감소한 것은 노동시간 자체가 감소한 탓이다. 특히 일자리 환경에 취약한 비정규직 계층의 경우 노동시간의 감소가 임금상승의 효과를 모두 상쇄해버렸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 소득분배에 이로운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가설은 이번 연구에서 검증하지는 않았지만, 임시적이나 일용직근로자의 고용감소에 비춰보면 회의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소득 증대가 국내 소비 아닌 수입품 증대 이어져”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도 아픈 대목이다. 이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소득이 국내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는가에 있다”면서 “하지만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국내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매 및 소매 생산지수는 1.19% 증가하며 소비가 늘어난 효과는 있었지만, 숙박이나 음식점, 교육, 예술 생산지수가 모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비의 증가가 국내 소비가 아닌 수입품의 소비 증가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소득의 증대가 소비를 통해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내 소득이 국내의 누군가의 호주머니로 이전되어야 하는데, 이게 해외로 나가버리면 국내 총생산이 늘어나는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면서 “내수 증진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와 이 교수의 분석을 반박하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데이터의 한계를 주의해야 한다”면서 “고작 1년 정도의 데이터로 소득주도성장의 의미 있는 추세 변화를 과연 추론할 수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의 결과가 결과로 나타나는 데 시차가 걸릴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면서 최 교수와 이 교수의 분석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 교수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017년 5월 생산연령 인구가 꼭지를 지나 하락 반전했다”면서 “이런 변화가 오히려 더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 둔화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이라기 보다는 급속한 노령화라는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의 변화 탓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 문제를 무시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 역시 자신의 연구가 “단기적인 효과를 분석한 것일 뿐”이라고 호응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안승찬 (ahns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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