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너무 멋진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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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범진한 작성일19-01-07 21:40 조회34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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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부국 베네수엘라 파탄이 ‘무상복지’ 탓이라고요?
[더(the) 친절한 기자들]
석유수출량 세계 5위권인 부자나라 ‘경제위기’ 원인 따져보니
유가하락-외환유출-초인플레이션…‘기형적 경제구조’ 돌고돌아
한때 석유 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 경제가 사실상 마비 됐습니다. 지난달에만 8만%에 이른 물가상승률로 휴지조각이 된 화폐가 쓰레기통에 버려졌고, 정부가 초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존화폐에서 0을 5개나 떼어낸 화폐개혁을 실시했지만 시장 혼란만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극심한 경제 악화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엑소더스’(대탈출)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인근 남미국가로 탈출한 베네수엘라인이 230만명에 이릅니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브라질 북부의 비스타시의 경우 시인구의 5~10% 규모인 3만여명의 베네수엘라 난민이 유입돼 매춘·폭력 사건 등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 페루, 콜롬비아 등 주변국들이 난민을 막기 위해 국경 빗장을 걸어 잠그는 등 ‘베네수엘라 위기’가 남미 전역의 위협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보수·경제 신문들은 “사회주의를 표방한 차베스 정권 무상복지 정책의 처참한 결말”이라고 평가합니다. 석유 수출로 번 돈으로 복지를 남발하다가 국가 재정이 부실해져 경제가 망가졌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자유한국당 의원들까지 가세해 “문재인 정부가 포퓰리즘 복지정책을 계속하면 베네수엘라처럼 국가 경제가 파탄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남미 최고 부자나라였던 베네수엘라 경제가 왜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요? 정말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즘 복지정책 때문에 국가 부도 사태가 발생했을까요? ‘반미 좌파’의 상징적 인물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정치권 전면에 등장하고 사망하기까지 1999년부터 2013년 전후 경제 상황을 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 부패한 기득권이 불러낸 ‘차베스 복지정책’
베네수엘라는 가진 자원만으로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는 ‘금수저 국가’입니다. 전 세계 최대 원유매장량을 바탕으로 5위권의 석유수출량을 자랑하는 남미 최고 부자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석유로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국민은 빈곤에 허덕였습니다. 중국상하이국제에너지 거래소(INE)의 통계를 보면, 1980년대 후반 베네수엘라에서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힘든 빈곤가구의 비율은 50%, 이 가운데 절반이 빈민 수준의 극빈가구였습니다. 오일머니는 정치권과 결탁한 기득권층에 집중돼 양극화가 심해졌고, 돈을 빼돌려 외국에 숨기는 등 부정부패로 경제가 곪아갔습니다. 1970년대 2차례의 오일쇼크 이후 저유가 시대에 돌입했고 결국 베네수엘라는 1980년대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습니다. 유가폭락은 석유 관련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인 베네수엘라 경제에 치명상을 입혔습니다.
이런 진퇴양난의 경제위기 속에서 등장한 인물이 우고 차베스(1954~2013·집권 1999~2013)입니다. 그는 신자유주의 흐름에 반대되는 사회경제 모델을 바탕으로 주택·교육·의료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중점을 둔 ‘볼리바르 혁명’을 주도합니다. 공공학교와 보육시설을 늘리는 교육프로그램 확대와 빈민층을 위한 무상의료시스템 도입, 토지개혁을 통해 도시빈민과 농민들에게 땅을 나누어주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취임 초기인 1999년 국내총생산 대비 13% 수준이던 사회적 지출 비용이 2006년 40%까지 늘어났습니다. 차베스가 포퓰리즘 정권이라고 비판받는 것도 이 지점입니다. 하지만 기득권층에 집중된 석유 산업의 이익을 사회빈민층에 투자해 베네수엘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 당시 경제 지표도 호조세를 지속했습니다. 차베스 집권기인 1999년부터 2013년까지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는 46%가량 성장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원유가격이 폭락하는 위기가 있었는데도 연평균 3%의 꾸준한 성장을 한 것입니다. 특히 차베스 정권 말기인 2011년 빈곤가구의 비율은 25%, 극빈가구 비율은 7%로 떨어졌습니다. 차베스 집권 전인 1978년부터 1998년까지 20년 동안 베네수엘라의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은 20%이상 감소해 서민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차베스 집권기간 1인당 국내총생산은 2%대의 꾸준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이 결과 차베스는 노동자·빈민 계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장기 집권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사회 기득권층에겐 ‘커다란 적’이었습니다.
■ 경제위기 제1원인은 ‘기형적 경제구조’
그런데 왜 잘나가던 베네수엘라 경제가 무너졌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2010년대 이후 지속된 국제 유가 하락과 미국과의 갈등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가격에 울고 웃는 나라입니다. 국가 경제 90% 이상이 석유 산업과 연관돼 있어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국가 경제가 휘청입니다. 차베스가 사망하고 2014년 전후 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익이 줄면서 국고는 바닥났고, 외환 유출과 초인플레이션까지 겹치는 등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석유산업에만 의존하는 기형적 경제구조가 위기의 시발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베네수엘라는 왜 석유산업 이외에 다른 산업이 발전하지 않았을까요? 차베스 정권도 농업·제조업 등을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석유산업이 발전한 국가의 특성상 다른 산업이 발전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석유 수출로 경제가 잘나갈 땐 다른 국가에서 필요한 물건을 수입하는 게 유리합니다. 국내 생산가보다 수입 가격이 낮기 때문에 제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정부가 전략 산업에 투자를 강화하고 국유화를 시행하는 등 적극적 산업화 정책을 펼쳤음에도 절대 우위인 석유산업 때문에 다른 산업이 발전하기 힘든 ‘기형적 경제구조’가 고착화된 것입니다.
미국과 갈등도 베네수엘라 경제위기를 설명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원인입니다. 남미의 대표적 반미국가인 차베스 정권은 말 그대로 미국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습니다. 차베스 정권은 석유를 무기로 미국에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석유 산업으로 부를 쌓은 베네수엘라 기득권층과 정치인들이 미국과 결탁해 있어 반미-친미 세력 간 대립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대립은 차베스 정권 초기인 2002년 쿠데타와 총파업 이어져 정치·경제적 혼란을 키웠고, 현재까지 이런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1∼2014년께 이어진 국제 유가 상승을 등에 업고 미국이 ‘셰일가스’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확대한 것도 베네수엘라 경제에 직격탄을 가했습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그동안 채산성이 맞지 않아 국제 석유자본들이 손을 대지 않았던 셰일가스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석유 생산을 늘려 국제 유가를 떨어뜨리는 ‘치킨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에 따라 2014~2015년께부터 저유가 기조가 이어졌습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차베스가 사망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진 시가와 겹칩니다. 이후 마두로 대통령 아래서 베네수엘라의 경제규모는 절반으로 쪼그라듭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2000년 전후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입을 지속해서 줄여왔습니다. 2003년을 전후해 기존 수입량의 80%를 줄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미국의 경제제재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타격을 입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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