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김봉현 '변심'에 당황한 검찰…"미키루크와 만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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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점미달 작성일20-10-17 16:17 조회26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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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임영무 기자
'라임 핵심' 김봉현 "검찰 프레임대로 따라가"…법정서 진술번복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정치권 유력 인사를 거론하며 연일 폭탄발언을 이어나가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이번에는 검찰에서 한 진술을 뒤집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사실과 다른 증언을 하도록 흐름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이 모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전 위원장은 과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필명 '미키루크'로 활동한 인물이다. 지난 총선에 부산 사하을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이 전 위원장은 출마 준비를 하던 2018년 7월 김 전 회장에게 선거사무소 개소 비용 명목 등으로 불법 정치자금 3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이 감사로 재직하던 전문건설공제조합의 투자를 부탁받아 동생에게 5천6백만원을 건네게 한 혐의도 있다. 김 전 회장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전 위원장은 지난 8월 구속기소 됐다.
이상호 전 위원장 재판의 증인석에 선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 했던 진술을 대부분 번복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18년 7월경 이 전 위원장이 선거 자금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해 3천만원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날 김 전 회장은 "당시에는 그렇게 말씀을 드렸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2018년 하반기 이상호가 부산에 내려간 다음에 그때 (선거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선거 관련 이야기를 들은 게 돈을 준 이후이기 때문에 정치자금이 아니라는 취지다.
이에 검찰은 "검찰에서 조사를 한번 받은 게 아니라 이 건과 관련해서는 네 번을 조사했고, 진술서도 한번을 작성했다. 당시 허위 진술을 한 것이냐"고 물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 조사받는 입장에서 명확하지 않은데 자꾸 생각을 하다 보면 (날짜가) 언저리에 맞춰지다 보니까 그렇게 말씀드렸다"며 "재판 나오기 전에 정확히 말씀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에 생각을 해보니 공장 운영비 때문이었다는 게 (기억이 났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 당시 이 전 위원장에게 정치자금으로 돈을 줬다고 진술해야 하는 흐름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조사하던 검사가 부장검사에게 보고 후 돌아왔을 때 검찰에 협조를 해야 하는 상황의 시그널로 판단했다"며 "(검찰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에는 그렇게 말씀을 드렸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2018년 하반기 이상호가 부산에 내려간 다음에 그때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상호 전 위원장 페이스북
김 전 회장은 강기정 전 수석과 관련된 자신의 증언으로 사회적 파문이 일어난 것을 보고 제대로 된 증언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8할은 정치인에 관련된 조사였고, 저에 대한 조사는 단 20%였다. 진행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협조를 해주겠다는 시그널을 받아 맞춰서 했다"며 "그렇게 했더니 개인적으로는 '잘 됐구나, 재판부에 선처를 부탁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사회적 파장이 일어나서 충격을 받았다.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고 조사받아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속됐고, 심적으로 (부담감이) 있는 상태에서 (검찰의) 방향성 설정을 느끼게 됐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에 맞춰서 말을 했다"며 "증언을 하고, 폭발력이 있어서 두렵고 떨리는데 여기서 말 한마디 하는 거에 따라서 한 사람의 인생이 왔다 갔다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걸 이번에 생각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위원장에게 돈을 건넨 게 도의적 감정으로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이 전 위원장의 동생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주식을 샀다가 손실을 봤기 때문에 인간적인 관계로 줬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회사 주식을 사서 큰 손실을 봤다. 이상호 전 위원장이 운영하던 양말공장이 있는데 주식 손실로 인해 직원 급여도 못 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도의적인 책임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검찰이 '피고인은 국회의원도 아니고 직책도 없는데 요구에 왜 응했냐'고 묻자 김 전 회장은 "거절을 사실 못한다. 자존심 때문에 오너고 하니까. 그걸 안 들어줬을 때는 이미지 문제도 있고, 저 때문에 손실을 봤다는데 섭섭해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랬다"며 "그런 부탁이 오면 들어줬던 편"이라고 했다.
이상호 전 위원장은 투자 대가로 동생의 공장에서 1800여만원 상당의 양말을 김 전 회장에게 매입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김 전 회장은 양말 구매 역시 "공장에 일거리가 없어서 인간관계 때문에 했다"며 "인간적인 비중이 컸다"고 했다. 동생 계좌에 여러 차례에 걸쳐 5천6백만원을 입금한 것을 두고는 "청탁의 의미가 아니었다. 인간적인 관계가 더 컸다"며 미안한 마음에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회장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관련된 자신의 증언으로 사회적 파문이 일어난 것을 보고 제대로 된 증언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주식 손실에 대한 해결책을 이 전 위원장이 요구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 전 위원장이 강한 어조로 해결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김 전 회장은 강한 경상도 사투리 때문에 오해를 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김 전 회장은 "해결하라는 개념은 아니었다. 사투리로 냉정히 던지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말로 들렸었다"며 "(이 전 회장에게) 한동안은 씁쓸했던 마음도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말투의 차이였다. 다른 감정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이 전 위원장 측과 접촉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검찰이 '구체적으로 이 전 위원장과 만나거나, 구치소에서 만나거나 했냐'고 묻자 김 전 회장은 "오다가다 본적은 있다. 협소한 공간이라 보긴 했는데, 대화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재판에 앞서 공개한 입장문에서도 "검사가 진술 대부분을 작성한 뒤 책임자에게 인터넷으로 공유하면 책임자가 원하는 대로 내용을 수정한 뒤 본인에게 인정시키는 식으로 수사가 시작됐다"며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고 했다. 아울러 야당 정치인에게도 로비했지만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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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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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정치권 유력 인사를 거론하며 연일 폭탄발언을 이어나가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이번에는 검찰에서 한 진술을 뒤집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사실과 다른 증언을 하도록 흐름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이 모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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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도시재생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평가가 엇갈린다. 서울로 7017 개장식이 열린 2017년 5월20일 오후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서울로 7017을 시민과 함께 걷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별세한 지 100일이 됐다. 최초 3선 서울시장이자 여권 유력 대선후보로서 추진했던 야심찬 프로젝트들도 동력에 위기를 맞았다. 서울시는 강력한 리더십 부재와 코로나19 사태라는 이중고 속에 '박원순표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다. 수많은 정책이 있지만 그중 우선 4개 정책을 꼽아 최근까지 진척 상황과 과제 등을 살펴본다. 1회 광화문광장, 2회 제로페이, 3회 보육정책에 이어 마지막으로 부동산 정책을 다룬다. <편집자주>
朴 "집, 사는 것 아닌 사는 곳으로"…'집값 상승 원인' 주장도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9년 간 펼친 부동산 정책의 큰 줄기는 도시재생과 제한적인 재개발·재건축으로 요약된다.
집을 구매대상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되돌려놓겠다는 철학 아래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집값 상승도 막겠다는 구상이었으나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반론도 거세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큰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박 시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35층 고도제한, 그린벨트 등 관련 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 일괄 철거 대신 재생…'효과 의문' 비판도
박 시장은 2011년 취임 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때부터 추진됐던 뉴타운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도시재생을 새 정책기조로 삼았다.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집을 일괄 철거하고 고층 아파트·건물을 새로 짓는 기존 방식 대신 서울이라는 도시의 역사성을 보존하고, 문화·예술·복지 등 다양한 분야 사업을 연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계획 아래 첫 도시재생 사업지인 창신·숭인 지역을 비롯해 서울로7017, 문화비축기지, 다시세운 등 대규모 프로젝트와 함께 작게는 동 단위의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역을 활성화하는 사업까지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됐다. 이를 박 시장은 "개발·토건 중심 도시가 아니라 사람 중심 도시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곤 했다.
이를 위해 모든 도시재생 사업은 인근 지역 주민들의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주민이 스스로 마을을 가꾸고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낡은 집을 보수하고, 오래된 골목에 벽화만 칠한다고 삶의 질이 높아지겠느냐'는 지적과 함께 해당 지역에 대해 재정비를 실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대표사업인 서울로7017을 살펴보면, 2017년 5월 개장한 뒤 1년 만에 방문자 1000만 명, 2년4개월 만에 2000만 명을 돌파하며 명소로 자리잡아 간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서울로7017의 모티브가 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파크가 관광명소로 손꼽히며 인근 상권까지 함께 살아난 것과 같은 효과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또 '흉물스럽다'는 평가도 여전히 존재하고, 여름엔 그늘, 겨울엔 바람막이 없는 보행로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박원순표 부동산 정책에서 하나의 축은 재개발·재건축 억제 기조였다. 8월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일대에서 바라본 은마아파트가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동률 기자
◆ 강남 재건축 억제…"오히려 집값상승 유발" 비판 거세
박원순표 부동산 정책의 또 하나의 축은 재개발·재건축 억제 기조였다.
그 이유에 대해 박 시장은 "집은 '사는(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거주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런 철학 아래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특히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사업 진행이 늦어질 수 밖에 없도록 했다는 평가가 많다. 각 지역 조합원들이 시청을 찾아와 면담을 요구하고 시위하는 모습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재개발·재건축을 제한하면서 공급부족을 막기 위해 선택한 것은 공공임대주택, 청년주택 등 맞춤형 주택 위주의 공급정책이었다. 3선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전체 주택의 10% 수준인 40만호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런 제한적인 재개발·재건축 정책이 오히려 서울의 집값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거세다. 수요에 맞는 주택공급이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가격이 치솟았다는 지적이다.
15일 열린 올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잇따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는) 재건축을 미루고 도시재생만 한다"며 "집값이 끝을 모르고 오르는 것도 필요한 곳에 제 때 재개발·재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아서다"고 비판했다.
또 도시재생에 대해서도 "서울 골목골목을 다녀 보면 (정비를 위해) 파란색 비닐로 덮어놓은 집들이 많다"며 "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낯뜨겁다. 박원순 치세에서 서울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최춘식 의원도 "수요, 공급, 가격의 관계를 따져보면 공급이 부족한 것이 가격 인상 요인"이라며 "가격을 낮출 방법은 공급확대가 가장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공급부족 만이 서울 집값 상승의 원인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집값이 오를 때마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2012년, 2013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바닥이었는데 그때라고 주택보급률이 150%씩 됐던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4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투기를 억제할 만한 수단이 약하고 금리가 떨어지면서 투기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현재 공급부족으로 서울 집값이 올랐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35층 고도제한, 그린벨트 등 정책기조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8월5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갈매역 인근에서 바라본 태릉골프장 일대 지역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이동률 기자
◆ 9년 지킨 '35층' '그린벨트' 풀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박 시장이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35층 고도제한, 그린벨트 등 정책기조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박 시장 사후 부동산 정책을 두고 당·정·청과 서울시가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 여러 차례 관측되기도 했다.
그린벨트의 경우 올 7월 박 시장이 별세한 직후 당정에서 해제를 검토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어 정부가 공공재건축·재개발 구상과 함께 재건축 시 기부채납 조건으로 35층 고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8·4대책을 발표한 날에도 서울시 자체 브리핑에서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이 "(공공재건축은) 서울시는 별로 찬성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후 김 본부장은 "공공 재건축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주택공급을 위해 민간 재건축 부분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추가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정협 서울시장은 권한대행은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향후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한 질의에 "지금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한 것은 수요-공급 측면도 있지만 유동자금 증가 등 변수도 있는 것 같다"며 "수요관리와 함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중앙정부와 힘을 모아서 추진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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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도시재생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평가가 엇갈린다. 서울로 7017 개장식이 열린 2017년 5월20일 오후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서울로 7017을 시민과 함께 걷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별세한 지 100일이 됐다. 최초 3선 서울시장이자 여권 유력 대선후보로서 추진했던 야심찬 프로젝트들도 동력에 위기를 맞았다. 서울시는 강력한 리더십 부재와 코로나19 사태라는 이중고 속에 '박원순표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다. 수많은 정책이 있지만 그중 우선 4개 정책을 꼽아 최근까지 진척 상황과 과제 등을 살펴본다. 1회 광화문광장, 2회 제로페이, 3회 보육정책에 이어 마지막으로 부동산 정책을 다룬다. <편집자주>
朴 "집, 사는 것 아닌 사는 곳으로"…'집값 상승 원인' 주장도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9년 간 펼친 부동산 정책의 큰 줄기는 도시재생과 제한적인 재개발·재건축으로 요약된다.
집을 구매대상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되돌려놓겠다는 철학 아래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집값 상승도 막겠다는 구상이었으나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반론도 거세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큰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박 시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35층 고도제한, 그린벨트 등 관련 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 일괄 철거 대신 재생…'효과 의문' 비판도
박 시장은 2011년 취임 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때부터 추진됐던 뉴타운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도시재생을 새 정책기조로 삼았다.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집을 일괄 철거하고 고층 아파트·건물을 새로 짓는 기존 방식 대신 서울이라는 도시의 역사성을 보존하고, 문화·예술·복지 등 다양한 분야 사업을 연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계획 아래 첫 도시재생 사업지인 창신·숭인 지역을 비롯해 서울로7017, 문화비축기지, 다시세운 등 대규모 프로젝트와 함께 작게는 동 단위의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역을 활성화하는 사업까지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됐다. 이를 박 시장은 "개발·토건 중심 도시가 아니라 사람 중심 도시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곤 했다.
이를 위해 모든 도시재생 사업은 인근 지역 주민들의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주민이 스스로 마을을 가꾸고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낡은 집을 보수하고, 오래된 골목에 벽화만 칠한다고 삶의 질이 높아지겠느냐'는 지적과 함께 해당 지역에 대해 재정비를 실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대표사업인 서울로7017을 살펴보면, 2017년 5월 개장한 뒤 1년 만에 방문자 1000만 명, 2년4개월 만에 2000만 명을 돌파하며 명소로 자리잡아 간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서울로7017의 모티브가 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파크가 관광명소로 손꼽히며 인근 상권까지 함께 살아난 것과 같은 효과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또 '흉물스럽다'는 평가도 여전히 존재하고, 여름엔 그늘, 겨울엔 바람막이 없는 보행로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박원순표 부동산 정책에서 하나의 축은 재개발·재건축 억제 기조였다. 8월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일대에서 바라본 은마아파트가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동률 기자
◆ 강남 재건축 억제…"오히려 집값상승 유발" 비판 거세
박원순표 부동산 정책의 또 하나의 축은 재개발·재건축 억제 기조였다.
그 이유에 대해 박 시장은 "집은 '사는(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거주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런 철학 아래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특히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사업 진행이 늦어질 수 밖에 없도록 했다는 평가가 많다. 각 지역 조합원들이 시청을 찾아와 면담을 요구하고 시위하는 모습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재개발·재건축을 제한하면서 공급부족을 막기 위해 선택한 것은 공공임대주택, 청년주택 등 맞춤형 주택 위주의 공급정책이었다. 3선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전체 주택의 10% 수준인 40만호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런 제한적인 재개발·재건축 정책이 오히려 서울의 집값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거세다. 수요에 맞는 주택공급이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가격이 치솟았다는 지적이다.
15일 열린 올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잇따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는) 재건축을 미루고 도시재생만 한다"며 "집값이 끝을 모르고 오르는 것도 필요한 곳에 제 때 재개발·재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아서다"고 비판했다.
또 도시재생에 대해서도 "서울 골목골목을 다녀 보면 (정비를 위해) 파란색 비닐로 덮어놓은 집들이 많다"며 "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낯뜨겁다. 박원순 치세에서 서울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최춘식 의원도 "수요, 공급, 가격의 관계를 따져보면 공급이 부족한 것이 가격 인상 요인"이라며 "가격을 낮출 방법은 공급확대가 가장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공급부족 만이 서울 집값 상승의 원인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집값이 오를 때마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2012년, 2013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바닥이었는데 그때라고 주택보급률이 150%씩 됐던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4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투기를 억제할 만한 수단이 약하고 금리가 떨어지면서 투기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현재 공급부족으로 서울 집값이 올랐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35층 고도제한, 그린벨트 등 정책기조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8월5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갈매역 인근에서 바라본 태릉골프장 일대 지역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이동률 기자
◆ 9년 지킨 '35층' '그린벨트' 풀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박 시장이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35층 고도제한, 그린벨트 등 정책기조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박 시장 사후 부동산 정책을 두고 당·정·청과 서울시가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 여러 차례 관측되기도 했다.
그린벨트의 경우 올 7월 박 시장이 별세한 직후 당정에서 해제를 검토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어 정부가 공공재건축·재개발 구상과 함께 재건축 시 기부채납 조건으로 35층 고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8·4대책을 발표한 날에도 서울시 자체 브리핑에서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이 "(공공재건축은) 서울시는 별로 찬성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후 김 본부장은 "공공 재건축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주택공급을 위해 민간 재건축 부분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추가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정협 서울시장은 권한대행은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향후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한 질의에 "지금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한 것은 수요-공급 측면도 있지만 유동자금 증가 등 변수도 있는 것 같다"며 "수요관리와 함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중앙정부와 힘을 모아서 추진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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