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답변

작년 출생 50년래 최저 [오래 전 ‘이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창원남 작성일20-09-28 19:40 조회204회 댓글0건

본문

>

[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20년 전인 2000년 9월 28일 경향신문 1면에는 ‘작년 출생 30년래 최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전년도인 1999년 태어난 아기의 수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적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하철 5호선에서 시민들이 임신부석을 비우고 앉아있는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 한해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61만6300명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적었다. 또 40대 남성의 사망률이 같은 연령대 여성의 3배를 넘었고, 15년 이상 함께 산 부부가 갈라서는 ‘황혼 이혼’이 크게 늘어 전체 이혼부부의 25.9%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27일 ‘99년 인구동태 통계 결과’를 통해 출생아 수가 1996년부터 계속 줄어 1970년 이후 가장 적었고,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은 평균 출생아 수)도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1.42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합계출산율이 2명이면 부부가 2명의 아이를 낳아 인구가 줄지 않으나 2명 미만으로 떨어지면 인구가 감소하게 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합계출산율이 1.4명 수준을 유지하면 2028년부터는 인구가 줄기 시작하고, 2050년쯤에는 현재 인구보다 30%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24만7000명으로 1970년 이후 가장 적었으나 40대 남성의 사망률은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3.34배 높았다. 혼인 건수는 36만4000건으로 1990년 이후 가장 적었으며 남성 4명 중 1명꼴로 동갑 또는 연상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9월 28일 경향신문 1면
내용에서 보신 것처럼 이 기사는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해마다 낮아지면서 한국이 저출산 국가로 들어서고 있음을 나타내는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에 나온 내용 중 일부는 결과적으로 틀린 내용이 되어버렸습니다. 2028년부터 인구가 줄기 시작한다는 예상이 어긋난 것입니다. 바로 올해가 인구 감소가 시작되는 첫해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이 지난 23일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인구 자연감소가 지난 7월까지 9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간으로 따져서 올해가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1월부터 7월 사이 자연 감소한 인구는 총 1만633명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출생아 수는 2만306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55명(-8.5%) 줄어들었습니다. 7월 기준으로 198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적은 수입니다. 출생아 수는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소 기록을 52개월째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1∼7월 사이 누적 출생아 수는 16만57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여파로 결혼 건수가 줄어들면서 출생아 수는 더 빠르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올해 1∼7월 누적 혼인 건수는 12만6367건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1∼7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수치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줄어든 것이기도 합니다. 7월 한 달간 신고된 혼인 건수는 1만7080건으로 1년 전보다 10.9%(2098건) 감소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혼인 건수 감소율은 지난 4월(21.8%)과 5월(21.3%) 각각 20%를 넘어선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했던 6월(4.2%)에는 감소율이 일시적으로 낮아졌지만 7월에는 다시 두 자릿수로 증가했습니다.

합계출산율 역시 매년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26일 발표한 ‘2019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보면 작년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이라는 것은 한 세대가 지나면 출생아 수가 지금 낳는 수준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앞으로 출생아 수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이처럼 인구 감소와 출생아 급감이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면 인구 감소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상황에 한국 사회가 연착륙하도록 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그 해답은 지난해 현재의 인구 수를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을 기록한 유일한 지자체인 전남 영광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통계청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019년 출생통계 확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 영광군(2.54명)이었습니다. 합계 출산율이 2명을 넘는다는 것은 현재 인구가 유지되고,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영광군에서 이처럼 높은 출생률이 나타난 것은 결혼부터 육아까지 단계별로 강력한 지원 정책을 펼친 결과로 보입니다. 영광군은 500만원의 결혼장려금을 지급하고, 임신을 계획 중인 예비부부에게 9만원(남성)·17만원(여성)을 주고 있습니다. 출산 이후에는 30만원 상당의 축하용품과 산모의 이동을 돕는 30만원의 교통카드도 지급합니다. 양육비는 첫째 아이 5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다섯째 3000만원, 여섯째 아이부터 3500만원을 지원합니다.

금전적인 지원만이 아닙니다. 지역 내에 육아 지원 시설도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습니다. 2015년에는 분만 산부인과를 유치했고, 공립산후조리원을 설립해 광주 등으로의 원정출산 부담을 해소했습니다. 사설유치원 4곳을 국공립으로 전환했고, 내년 말에는 24시간 아이를 돌보는 육아통합지원센터도 완공됩니다. 아이를 낳아 기를 때 생기는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줄여주는 것이 곧 출산율을 높이는 길인 것입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 장도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