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지금은 케미 조정 중?'…아직 어색한 이낙연-김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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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서미 작성일20-09-19 16:08 조회2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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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기국회는 시작과 함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을 놓고 여야가 격돌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시 추 장관 아들을 둘러싼 공방으로 뜨거웠다. 사진은 지난 15일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태년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서욱 청문회 '비공개 도덕성 검증' 절반의 성공…"추미애는 이제 그만"
[더팩트ㅣ정리=박숙현 기자] -이번 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를 둘러싼 논란과 통신비 2만 원 지원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국회는 예산결산위원회를 열고 7조 8000억 원 규모의 4차 추경예산안 본격 심사도 시작했습니다. 이 가운데 실효성 논란이 있는 13세 이상 통신비 2만 원 지급안 '최초 제안자'가 누구인지는 베일에 싸여 있는데요. 여당 지도부의 뜻이 한데 모인 것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엄중'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소속 의원들을 향한 두 차례 경고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사청문회 최초로 비공개 도덕성 검증을 예고하며 관심을 모은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여야가 후보자 개인 신상 질문을 최대한 자제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습니다. 나흘간(14~17일) 이어진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선 추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으로 여야 공방이 과열 양상을 띤 가운데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부의장의 중재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청와대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김경수 경남지사가 있는 '창원'을 깜짝 방문하며 여러 말들이 나왔는데요, 먼저 통신비 2만 원 지원 논란과 관련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야기부터 나눠보겠습니다.
대권주자 이낙연 대표와 '친문' 김 원내대표의 궁합이 의외로 잘 맞는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왼쪽)와 김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 '통신비 2만 원' 미스터리와 이낙연-김태년 '케미'
-당 안팎 비판에도 민주당이 4차 추경안에 담은 '13세 이상 전국민 통신비 2만 원'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수진영은 물론 여권 지지층도 반대하는 정책을 누가 맨 처음 꺼냈는지 관심이 많습니다. 누구인지 알려졌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직도 선뜻 "내가 제안했다"고 밝힌 이는 없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제안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이 대표가 지난 9일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통신비 2만 원을 일괄지원하자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아이디어는 아니었고, 당 내부 의견을 수렴해 말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통신비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한발 물러나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일각에선 김태년 원내대표의 작품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당초 통신비 지원안은 당과 정부가 생계비 지원 차원에서 구상했지만, 실제 추경안에 넣을지를 두고 의견차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방안을 관철하는 데 국회 예산결산특위 간사, 당 정책위의장을 지내 정책통으로 불리는 김 원내대표의 입김이 강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 측도 긍·부정을 안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원내지도부 A 의원은 "원래 4차 추경안에 통신비 2만 원 지급 얘기는 없었다. 나중에 당 정책위나 기획재정부 등 실무진이 여러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나오게 됐다"라며 최초 아이디어 제공자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민주당 출입기자 사이에선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전임 이해찬 대표 때와 달리 어색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말도 나옵니다. '유력 차기 대권주자'와 '친문'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케미(chemistry·화학 반응이라는 뜻으로, 사람들 사이의 조화나 주고받는 호흡·궁합)가 별로라는 겁니다. 이 대표는 앞서 당 지도부와의 첫 만찬에서 김 원내대표 등에게 "메시지를 간결하게 해달라"고 주문했고, 이후 김 원내대표는 공식 회의에서 이 대표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 같은 분석에 대해 A 의원은 "이 대표는 대권주자이다 보니 주요 현안이나 정책 면에서 옆도 보고 뒤도 보고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앞만 보고 직진하는 스타일"이라며 "오히려 스타일이 겹치지 않아 서로 보완해준다는 면에서 케미가 좋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김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이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지도부 메시지가 중복돼선 안 된다"며 그날 말을 최대한 아꼈다는 후문입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의 재산신고 누락, 불구속 기소, 구설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을 듣고 있는 이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김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및 민주당 의원들. /이새롬 기자
-이 대표와 다른 의원들 케미도 궁금한데요.
-일단 '찰떡궁합'이라고 보긴 어려워 보입니다(웃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것 같은데요. 소속 의원들이 '속 썩이는 자식들'처럼 논란을 자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이 대표가 이스타항공 사태 책임 논란인 이상직 의원과 재산신고 누락 의혹에 휩싸인 김홍걸 의원에 대해 지난 14일 공개석상에서 옐로카드를 줬죠. 당 내부에서도 "당 전통적인 철학과 맞지 않는 모습들이라 화난다"는 반응들입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을 감싸고 야당 공세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안중근 의사' 논평, '쿠데타 세력' 발언으로 역풍을 맞은 의원들에게는 지난 18일 "과잉 대응을 자제하라"고 재차 입단속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논란이 된 논평을 서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문자로 받아보느라 꼼꼼히 검토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이유야 어찌 됐든 이참에 '대변인 선배' 이 대표의 과외를 받으며 케미를 키워가면 어떨까 합니다(웃음).
서욱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기존 청문회와 달리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지난 16일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는 서 후보자. /이새롬 기자
◆서욱 인사청문회, 최초 '도덕성 비공개' 검증 시도 무산 사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대정부질문과 마찬가지로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졌는데요, '도덕성 비공개' 검증 시도 등 기존 인사청문회와 다른 모습도 있었다고요?
-그렇습니다. 인사청문회는 국무위원 후보자의 능력, 비전, 도덕성을 국회에서 검증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덕성에 초점을 맞춰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정부기관을 책임질 수장이 난타를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청문회를 거쳐 임명된 경우에도 '청문회 후유증'으로 조직에서 체면이나 영(令)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엔 좀 달랐습니다.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국방위원회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청문회는 다른 상임위와 다르다"며 "청문회가 끝나면 이들은 군정과 군령을 행사해야 하는데, 치명적인 개인적 의혹이 많이 제기된 가운데 장관이 되면 군정, 군령권 행사가 어렵다. 인품과 도덕성은 비공개로 하고 비전과 정책은 공개로 하자"고 제안하면서 포문을 열었습니다.
-김 의원의 제안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다른 장관 후보자는 몰라도 국방부 장관은 특별하다"며 "어제까지 군인으로 장병들을 지휘했는데, 청문회에서 어떤 윤리적 여러 문제로 난도질을 당하는 게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가. 윤리적 문제는 비공개로 하도록 여야가 합의하자"고 공감했습니다. 이에 김진표 민주당 의원도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자는 건 좋은 선례를 만드는 작은 출발이라 생각한다"며 동조했습니다.
-여야 모두 공감대가 형성됐는데, 실제로 최초의 도덕성 비공개 검증이 이뤄졌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반 정도만 지켜졌습니다(웃음). 민홍철 국방위원장이 "후보자 개인 윤리, 신상 문제는 여야 간사가 비공개로 하는 거로 협의됐다"고 말했고, 실제 오전까지만 해도 서 후보자의 능력, 정책과 관련한 질의 위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여야가 서 씨 의혹 공방 과정에서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면서 오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도덕성 비공개 검증은 마치 후보자가 무언가 문제가 있는데 감추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반대 목소리도 나왔고요. 결국, 청문회 후반부에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서 후보자 배우자 및 차녀의 위장전입과 서울의 한 아파트 갭투자 의혹을 제기하면서 일부 도덕성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여야 국방위원들이 서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한 질의는 하지 않았습니다.
-내용적으로는 대체로 비공개 도덕성 검증이 이뤄진 셈이네요?
-네, 청문회 말미 민 위원장은 "오늘 아주 모범적인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새로운 사례를 보여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정책적 측면에서 후보자 자질과 소견 위주로 하고 개인 도덕이나 개인사에 대해선 비공개로 해주시고, 국민 알 권리를 위해 소명 기회를 준 모습은 새로운 청문회 문화의 출발점이었다"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또, 여야가 청문회를 마친 후 15분 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도 이목을 끌었습니다. 서 후보자의 장관으로서의 역량이나 도덕성에 대해선 여야 모두 큰 흠결이 없다고 본 셈입니다. 서 후보자 청문회를 계기로 앞으로 다른 상임위에서도 후보자의 능력과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청문회였습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위원에게 질의하지 않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에게 경고했다. 지난 16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박 의장. /이새롬 기자
◆4일간 대정부질문, 박병석-김상희의 중재(?) 리더십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진행됐습니다. 여야는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한 공방을 이어갔는데요. 대정부질문을 주재한 박병석 의장과 김상희 부의장이 정해진 의사일정 진행을 위해 진땀(?)을 뺐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여야 의원들은 목소리를 높여 가며 격한 공방을 벌였는데요. 분위기를 의식한 박 의장은 질의 시작 전부터 "아직까지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의를 할 때 박수치는 사람이 있다. 대통령 연설과 외빈 연설, 교섭단체 연설을 제외하고 박수를 치지 않는 관례가 있다. 여야 원내대표도 합의한 바 있다"며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우리 여야 원내대표 합의대로 박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박 의장은 취임 직후부터 이 점을 특히 강조했는데요. 각 당 의원들이 박수로 자당 의원들을 격려하거나, 타당 의원들을 향해 야유하는 등 신경전을 자주 벌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박 의장은 이날(14일)도 의원들을 향한 애정의 잔소리(?)를 하기도 했는데요. 대정부질문이 지나친 정쟁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개입이었습니다. 첫 개입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의 질의 직후였습니다. 이날 김 의원은 질의시간으로 주어진 13분 내내 국무위원에게 질문하지 않고 홀로 발언했습니다.
-김 의원은 질의시간 내내 야권이 제기한 추 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반박을 내놨는데요. 그는 추 장관 관련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을 언급하며 "야당 의원들이 그 병사 말을 듣고 흥분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당시 부대장이 증언하고, 상식적으로 볼 때도 23일 미복귀한 병사를 25일에 발견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라면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좀 사실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의장은 김 의원의 질의 이후 즉시 이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원칙적으로 대정부질문은 정부 측과의 일문일답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73년 헌정사 최초 여성 부의장인 김상희 부의장(왼쪽 상단 가운데) 은 대정부질문에서 여야가 고성으로 다투자 중재에 나섰다. 지난 16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세균 국무총리(하단)에게 질의하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 /이새롬 기자
-김 부의장의 진행도 박 의장 못지않았다고요?
-네, 김 부의장은 국무위원과 의원의 설전이 격해지자 장내 진정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지난 17일 국회 사회·교육·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과 추 장관은 아들 관련 의혹을 놓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김 의원이 추 장관을 향해 "장관이나 남편이 전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책임지실 수 있겠나"라고 추궁하자 추 의원은 "그럼 의원의 억지와 궤변에 대해선 나중에 책임질 수 있겠나"라며 "책임이라는 말은 그런 때에 쓰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몇 달 동안 부풀려온 억지와 궤변에 어떤 책임을 지실 건가. 저는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그러자 장내는 여야 의원의 고성과 지적으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김 부의장은 "대정부질문이 원활히 진행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동료 의원들께서 노력해주시고, 질문하는 의원이나 답변하는 국무위원께서도 성의껏 서로 존중해서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중재했습니다.
-앞서 김 부의장은 계속된 추 장관 관련 의혹 질의에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그는 "우리 국민들께서 오늘까지 대정부질의를 어떻게 보셨을까 되돌아보는 시간을 잠깐 가지셨으면 좋겠다. 정말 귀중한 시간"이라며 "우리 의원들께서 마지막 남은 몇 시간 다들 함께 마음을 써서 국정 질의를 심도있게 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정쟁에 휩싸인 대정부질문에 의장과 부의장이 난처했겠네요(웃음).
문재인 대통령이 친문 핵심 김경수(왼쪽) 경남도지사를 5개월 만에 만났다. 지난 1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 스마트그린 산업단지 내 그린뉴딜 추진기업인 두산중공업을 방문해 가스터빈고온부품공장을 현장시찰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文, 5개월 만에 '복심' 김경수 만나 '격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스마트그린 산업단지 보고대회'를 주재하기 위해 경남 창원으로 향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와의 만남이 주목됐죠.
-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유명한 김 지사는 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릴 만큼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힙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과 김 지사의 조우에 눈길이 쏠렸는데요. 물론 문 대통령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일환으로 현장을 방문하면서 김 지사와 만나게 됐습니다. 공식 석상에서 마주한 것은 지난 4월 경남 거제에서 열린 HMM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 이후 5개월 만입니다.
-김 지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약 두 달 앞두고 만나 더욱 주목됐을 것 같습니다.
-김 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일명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조작한 사건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11월 6일 열립니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확정판결 전까지 지사직은 유지됩니다.
-아울러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16일 '시사인'과 인터뷰에서 "일단 재판 결과를 봐야 하지만 만약 살아 돌아온다면 지켜봐야 할 (대권) 주자는 맞다"며 김 지사를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했습니다. 이 언론 보도 이후 하루 만에 문 대통령과 만남이 이뤄지면서 더욱 이목을 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문 대통령과 이 지사는 어떤 말을 주고받았나요?
-문 대통령은 김 지사에게 격려를, 김 지사는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먼저 문 대통령은 보고대회 연설을 통해 산단 내 260곳의 스마트 공장과 함께 제조업과 IT산업의 융합, 새로운 서비스 산업 혁신에 힘써온 김 지사와 관계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마트산단 변화상을 발표한 김 지사는 브리핑의 기회를 준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는 공적인 인사로, 친분에 의한 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어떠한 정치적 의미를 두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개 석상이고 국가 중요한 사업과 관련한 자리라는 점에서 사담을 나눴을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전 관방장관은 16일 제99대 총리로 선출됐다. 사진은 16일 일본 중의원에서 총리 지명 표결을 통과한 스가 총리의 모습. / 도쿄=AP.뉴시스
◆日 스가 신임 총리에게 가까운 이웃 나라는?
-일본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물러나고 16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선출됐습니다. 청와대나 외교부도 축하 서한을 보냈죠?
-네, 문 대통령은 취임을 축하하면서 "스가 총리 재임기간 중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며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할 뿐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외교부도 같은 날(16일) "우리 정부는 스가 신임 총리 및 새 내각과도 적극 협력해 과거사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경제·문화·인적 교류 등 제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으로 실질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로서는 경색된 한일 관계를 신임 스가 총리 내각과 풀어나갈 것을 기대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메시지와 관련해 "한일 관계의 각종 현안을 대화로 풀겠다라는 대통령의 기본 입장을 강조하신 것"이라며 "메시지에도 있지만,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사임한 아베 전 총리에게도 마음을 담은 서한을 보내며 쾌유와 건강을 기원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베 前 총리와 아키에 여사도 문 대통령 내외에게 재임 기간 중 소회를 담은 이임 서한을 각각 보내왔다"고 알렸습니다.
-우리 정부는 스가 신임 총리와 함께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나가길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스가 총리도 첫 기자회견을 했는데, 혹시 한국을 언급했나요?
-스가 총리는 16일 취임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일본인 납북 문제, 미일 동맹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가까운 이웃 여러 나라와 안정적인 관계를 쌓고 싶다"라면서 한국만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거리로 볼 때 한국이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인데 말이죠. 스가 총리도 아베 전 총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 17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도 스가 총리가 한일 관계 등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과의 이슈에 대해서 저희 입장은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스가 내각에 아베 내각 주요 인사들이 있어 한일 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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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기국회는 시작과 함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을 놓고 여야가 격돌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시 추 장관 아들을 둘러싼 공방으로 뜨거웠다. 사진은 지난 15일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태년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서욱 청문회 '비공개 도덕성 검증' 절반의 성공…"추미애는 이제 그만"
[더팩트ㅣ정리=박숙현 기자] -이번 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를 둘러싼 논란과 통신비 2만 원 지원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국회는 예산결산위원회를 열고 7조 8000억 원 규모의 4차 추경예산안 본격 심사도 시작했습니다. 이 가운데 실효성 논란이 있는 13세 이상 통신비 2만 원 지급안 '최초 제안자'가 누구인지는 베일에 싸여 있는데요. 여당 지도부의 뜻이 한데 모인 것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엄중'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소속 의원들을 향한 두 차례 경고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사청문회 최초로 비공개 도덕성 검증을 예고하며 관심을 모은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여야가 후보자 개인 신상 질문을 최대한 자제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습니다. 나흘간(14~17일) 이어진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선 추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으로 여야 공방이 과열 양상을 띤 가운데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부의장의 중재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청와대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김경수 경남지사가 있는 '창원'을 깜짝 방문하며 여러 말들이 나왔는데요, 먼저 통신비 2만 원 지원 논란과 관련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야기부터 나눠보겠습니다.
대권주자 이낙연 대표와 '친문' 김 원내대표의 궁합이 의외로 잘 맞는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왼쪽)와 김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 '통신비 2만 원' 미스터리와 이낙연-김태년 '케미'
-당 안팎 비판에도 민주당이 4차 추경안에 담은 '13세 이상 전국민 통신비 2만 원'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수진영은 물론 여권 지지층도 반대하는 정책을 누가 맨 처음 꺼냈는지 관심이 많습니다. 누구인지 알려졌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직도 선뜻 "내가 제안했다"고 밝힌 이는 없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제안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이 대표가 지난 9일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통신비 2만 원을 일괄지원하자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아이디어는 아니었고, 당 내부 의견을 수렴해 말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통신비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한발 물러나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일각에선 김태년 원내대표의 작품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당초 통신비 지원안은 당과 정부가 생계비 지원 차원에서 구상했지만, 실제 추경안에 넣을지를 두고 의견차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방안을 관철하는 데 국회 예산결산특위 간사, 당 정책위의장을 지내 정책통으로 불리는 김 원내대표의 입김이 강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 측도 긍·부정을 안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원내지도부 A 의원은 "원래 4차 추경안에 통신비 2만 원 지급 얘기는 없었다. 나중에 당 정책위나 기획재정부 등 실무진이 여러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나오게 됐다"라며 최초 아이디어 제공자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민주당 출입기자 사이에선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전임 이해찬 대표 때와 달리 어색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말도 나옵니다. '유력 차기 대권주자'와 '친문'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케미(chemistry·화학 반응이라는 뜻으로, 사람들 사이의 조화나 주고받는 호흡·궁합)가 별로라는 겁니다. 이 대표는 앞서 당 지도부와의 첫 만찬에서 김 원내대표 등에게 "메시지를 간결하게 해달라"고 주문했고, 이후 김 원내대표는 공식 회의에서 이 대표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 같은 분석에 대해 A 의원은 "이 대표는 대권주자이다 보니 주요 현안이나 정책 면에서 옆도 보고 뒤도 보고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앞만 보고 직진하는 스타일"이라며 "오히려 스타일이 겹치지 않아 서로 보완해준다는 면에서 케미가 좋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김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이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지도부 메시지가 중복돼선 안 된다"며 그날 말을 최대한 아꼈다는 후문입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의 재산신고 누락, 불구속 기소, 구설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을 듣고 있는 이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김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및 민주당 의원들. /이새롬 기자
-이 대표와 다른 의원들 케미도 궁금한데요.
-일단 '찰떡궁합'이라고 보긴 어려워 보입니다(웃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것 같은데요. 소속 의원들이 '속 썩이는 자식들'처럼 논란을 자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이 대표가 이스타항공 사태 책임 논란인 이상직 의원과 재산신고 누락 의혹에 휩싸인 김홍걸 의원에 대해 지난 14일 공개석상에서 옐로카드를 줬죠. 당 내부에서도 "당 전통적인 철학과 맞지 않는 모습들이라 화난다"는 반응들입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을 감싸고 야당 공세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안중근 의사' 논평, '쿠데타 세력' 발언으로 역풍을 맞은 의원들에게는 지난 18일 "과잉 대응을 자제하라"고 재차 입단속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논란이 된 논평을 서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문자로 받아보느라 꼼꼼히 검토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이유야 어찌 됐든 이참에 '대변인 선배' 이 대표의 과외를 받으며 케미를 키워가면 어떨까 합니다(웃음).
서욱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기존 청문회와 달리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지난 16일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는 서 후보자. /이새롬 기자
◆서욱 인사청문회, 최초 '도덕성 비공개' 검증 시도 무산 사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대정부질문과 마찬가지로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졌는데요, '도덕성 비공개' 검증 시도 등 기존 인사청문회와 다른 모습도 있었다고요?
-그렇습니다. 인사청문회는 국무위원 후보자의 능력, 비전, 도덕성을 국회에서 검증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덕성에 초점을 맞춰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정부기관을 책임질 수장이 난타를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청문회를 거쳐 임명된 경우에도 '청문회 후유증'으로 조직에서 체면이나 영(令)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엔 좀 달랐습니다.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국방위원회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청문회는 다른 상임위와 다르다"며 "청문회가 끝나면 이들은 군정과 군령을 행사해야 하는데, 치명적인 개인적 의혹이 많이 제기된 가운데 장관이 되면 군정, 군령권 행사가 어렵다. 인품과 도덕성은 비공개로 하고 비전과 정책은 공개로 하자"고 제안하면서 포문을 열었습니다.
-김 의원의 제안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다른 장관 후보자는 몰라도 국방부 장관은 특별하다"며 "어제까지 군인으로 장병들을 지휘했는데, 청문회에서 어떤 윤리적 여러 문제로 난도질을 당하는 게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가. 윤리적 문제는 비공개로 하도록 여야가 합의하자"고 공감했습니다. 이에 김진표 민주당 의원도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자는 건 좋은 선례를 만드는 작은 출발이라 생각한다"며 동조했습니다.
-여야 모두 공감대가 형성됐는데, 실제로 최초의 도덕성 비공개 검증이 이뤄졌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반 정도만 지켜졌습니다(웃음). 민홍철 국방위원장이 "후보자 개인 윤리, 신상 문제는 여야 간사가 비공개로 하는 거로 협의됐다"고 말했고, 실제 오전까지만 해도 서 후보자의 능력, 정책과 관련한 질의 위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여야가 서 씨 의혹 공방 과정에서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면서 오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도덕성 비공개 검증은 마치 후보자가 무언가 문제가 있는데 감추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반대 목소리도 나왔고요. 결국, 청문회 후반부에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서 후보자 배우자 및 차녀의 위장전입과 서울의 한 아파트 갭투자 의혹을 제기하면서 일부 도덕성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여야 국방위원들이 서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한 질의는 하지 않았습니다.
-내용적으로는 대체로 비공개 도덕성 검증이 이뤄진 셈이네요?
-네, 청문회 말미 민 위원장은 "오늘 아주 모범적인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새로운 사례를 보여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정책적 측면에서 후보자 자질과 소견 위주로 하고 개인 도덕이나 개인사에 대해선 비공개로 해주시고, 국민 알 권리를 위해 소명 기회를 준 모습은 새로운 청문회 문화의 출발점이었다"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또, 여야가 청문회를 마친 후 15분 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도 이목을 끌었습니다. 서 후보자의 장관으로서의 역량이나 도덕성에 대해선 여야 모두 큰 흠결이 없다고 본 셈입니다. 서 후보자 청문회를 계기로 앞으로 다른 상임위에서도 후보자의 능력과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청문회였습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위원에게 질의하지 않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에게 경고했다. 지난 16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박 의장. /이새롬 기자
◆4일간 대정부질문, 박병석-김상희의 중재(?) 리더십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진행됐습니다. 여야는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한 공방을 이어갔는데요. 대정부질문을 주재한 박병석 의장과 김상희 부의장이 정해진 의사일정 진행을 위해 진땀(?)을 뺐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여야 의원들은 목소리를 높여 가며 격한 공방을 벌였는데요. 분위기를 의식한 박 의장은 질의 시작 전부터 "아직까지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의를 할 때 박수치는 사람이 있다. 대통령 연설과 외빈 연설, 교섭단체 연설을 제외하고 박수를 치지 않는 관례가 있다. 여야 원내대표도 합의한 바 있다"며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우리 여야 원내대표 합의대로 박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박 의장은 취임 직후부터 이 점을 특히 강조했는데요. 각 당 의원들이 박수로 자당 의원들을 격려하거나, 타당 의원들을 향해 야유하는 등 신경전을 자주 벌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박 의장은 이날(14일)도 의원들을 향한 애정의 잔소리(?)를 하기도 했는데요. 대정부질문이 지나친 정쟁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개입이었습니다. 첫 개입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의 질의 직후였습니다. 이날 김 의원은 질의시간으로 주어진 13분 내내 국무위원에게 질문하지 않고 홀로 발언했습니다.
-김 의원은 질의시간 내내 야권이 제기한 추 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반박을 내놨는데요. 그는 추 장관 관련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을 언급하며 "야당 의원들이 그 병사 말을 듣고 흥분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당시 부대장이 증언하고, 상식적으로 볼 때도 23일 미복귀한 병사를 25일에 발견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라면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좀 사실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의장은 김 의원의 질의 이후 즉시 이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원칙적으로 대정부질문은 정부 측과의 일문일답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73년 헌정사 최초 여성 부의장인 김상희 부의장(왼쪽 상단 가운데) 은 대정부질문에서 여야가 고성으로 다투자 중재에 나섰다. 지난 16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세균 국무총리(하단)에게 질의하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 /이새롬 기자
-김 부의장의 진행도 박 의장 못지않았다고요?
-네, 김 부의장은 국무위원과 의원의 설전이 격해지자 장내 진정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지난 17일 국회 사회·교육·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과 추 장관은 아들 관련 의혹을 놓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김 의원이 추 장관을 향해 "장관이나 남편이 전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책임지실 수 있겠나"라고 추궁하자 추 의원은 "그럼 의원의 억지와 궤변에 대해선 나중에 책임질 수 있겠나"라며 "책임이라는 말은 그런 때에 쓰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몇 달 동안 부풀려온 억지와 궤변에 어떤 책임을 지실 건가. 저는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그러자 장내는 여야 의원의 고성과 지적으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김 부의장은 "대정부질문이 원활히 진행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동료 의원들께서 노력해주시고, 질문하는 의원이나 답변하는 국무위원께서도 성의껏 서로 존중해서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중재했습니다.
-앞서 김 부의장은 계속된 추 장관 관련 의혹 질의에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그는 "우리 국민들께서 오늘까지 대정부질의를 어떻게 보셨을까 되돌아보는 시간을 잠깐 가지셨으면 좋겠다. 정말 귀중한 시간"이라며 "우리 의원들께서 마지막 남은 몇 시간 다들 함께 마음을 써서 국정 질의를 심도있게 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정쟁에 휩싸인 대정부질문에 의장과 부의장이 난처했겠네요(웃음).
문재인 대통령이 친문 핵심 김경수(왼쪽) 경남도지사를 5개월 만에 만났다. 지난 1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 스마트그린 산업단지 내 그린뉴딜 추진기업인 두산중공업을 방문해 가스터빈고온부품공장을 현장시찰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文, 5개월 만에 '복심' 김경수 만나 '격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스마트그린 산업단지 보고대회'를 주재하기 위해 경남 창원으로 향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와의 만남이 주목됐죠.
-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유명한 김 지사는 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릴 만큼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힙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과 김 지사의 조우에 눈길이 쏠렸는데요. 물론 문 대통령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일환으로 현장을 방문하면서 김 지사와 만나게 됐습니다. 공식 석상에서 마주한 것은 지난 4월 경남 거제에서 열린 HMM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 이후 5개월 만입니다.
-김 지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약 두 달 앞두고 만나 더욱 주목됐을 것 같습니다.
-김 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일명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조작한 사건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11월 6일 열립니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확정판결 전까지 지사직은 유지됩니다.
-아울러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16일 '시사인'과 인터뷰에서 "일단 재판 결과를 봐야 하지만 만약 살아 돌아온다면 지켜봐야 할 (대권) 주자는 맞다"며 김 지사를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했습니다. 이 언론 보도 이후 하루 만에 문 대통령과 만남이 이뤄지면서 더욱 이목을 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문 대통령과 이 지사는 어떤 말을 주고받았나요?
-문 대통령은 김 지사에게 격려를, 김 지사는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먼저 문 대통령은 보고대회 연설을 통해 산단 내 260곳의 스마트 공장과 함께 제조업과 IT산업의 융합, 새로운 서비스 산업 혁신에 힘써온 김 지사와 관계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마트산단 변화상을 발표한 김 지사는 브리핑의 기회를 준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는 공적인 인사로, 친분에 의한 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어떠한 정치적 의미를 두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개 석상이고 국가 중요한 사업과 관련한 자리라는 점에서 사담을 나눴을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전 관방장관은 16일 제99대 총리로 선출됐다. 사진은 16일 일본 중의원에서 총리 지명 표결을 통과한 스가 총리의 모습. / 도쿄=AP.뉴시스
◆日 스가 신임 총리에게 가까운 이웃 나라는?
-일본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물러나고 16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선출됐습니다. 청와대나 외교부도 축하 서한을 보냈죠?
-네, 문 대통령은 취임을 축하하면서 "스가 총리 재임기간 중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며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할 뿐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외교부도 같은 날(16일) "우리 정부는 스가 신임 총리 및 새 내각과도 적극 협력해 과거사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경제·문화·인적 교류 등 제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으로 실질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로서는 경색된 한일 관계를 신임 스가 총리 내각과 풀어나갈 것을 기대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메시지와 관련해 "한일 관계의 각종 현안을 대화로 풀겠다라는 대통령의 기본 입장을 강조하신 것"이라며 "메시지에도 있지만,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사임한 아베 전 총리에게도 마음을 담은 서한을 보내며 쾌유와 건강을 기원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베 前 총리와 아키에 여사도 문 대통령 내외에게 재임 기간 중 소회를 담은 이임 서한을 각각 보내왔다"고 알렸습니다.
-우리 정부는 스가 신임 총리와 함께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나가길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스가 총리도 첫 기자회견을 했는데, 혹시 한국을 언급했나요?
-스가 총리는 16일 취임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일본인 납북 문제, 미일 동맹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가까운 이웃 여러 나라와 안정적인 관계를 쌓고 싶다"라면서 한국만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거리로 볼 때 한국이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인데 말이죠. 스가 총리도 아베 전 총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 17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도 스가 총리가 한일 관계 등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과의 이슈에 대해서 저희 입장은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스가 내각에 아베 내각 주요 인사들이 있어 한일 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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