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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사진=AFP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기적을 해냈다"(시애틀타임스)

2020 미 대선을 위한 민주당 경선이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 지난 3일 '슈퍼화요일' 결과를 두고 나온 외신들의 평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경선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셔 '대세론'에 금이 간 것은 물론, 일부 외신에서는 그의 정치자금 스폰서들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었다. 그랬던 그가 지난 3일 미 14개주 가운데 10개주에서 승리를 확정짓고 대선 후보 지명에 성큼 다가섰다.

흑인 정치 지도자이자 민주당 하원 '넘버3'가 조멘텀을 만들었다
제임스 클라이번 미 하원의원/사진=AFP

'조멘텀(조 바이든+모멘텀)'이 마련된 건 지난달 29일 경선이 열렸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다. 그는 민주당 4번째 경선이 치러진 이곳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48.4%의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민주당 등록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그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에 우호적이었던 흑인인 만큼 그의 우세가 예견됐던 곳이긴 하다.

다만 앞선 세 차례 경선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였기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위기의 순간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찾은 멘토는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지역구로 가진 제임스 클라이번 미 하원의원이었다.

흑인 정치 지도자이자 바이든 전 부통령의 오랜 친구, 또 민주당 하원 내 '넘버3'로 통하는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에 조언을 넘어 공개지지까지 해줬다.

클라이번 의원은 "우리는 조를 알고 있고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우리를 안다는 것"이라며 "바이든은 지난 가을 세상을 떠난 나의 아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클라이번의 지지는 극적인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부티지지 등 경선주자들 잇단 하차…바이든에 꽃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사진=AFP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과 슈퍼화요일 사이 경선 주자들의 잇단 하차 및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 표명도 그의 상승가도에 탄력을 실어줬다.

시작은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었다. 그는 지난 2일 돌연 중도 하차를 선언하면서 "우리는 '품위에 대한 정치'가 필요하다"며 "이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평생 실천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경선 참여 포기를 선언한 에이미 클로버샤 미 상원의원 역시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 3일 슈퍼화요일 등판은 했으나 미국령 사모아를 제외하고는 단 한 곳에서조차도 승리하지 못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경선 포기를 결심, "트럼프를 무찌르는 일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 뒤로 단합하는 데서 시작한다"며 "그 후보는 나의 친구이자 훌륭한 미국인인 바이든이란 점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승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공신?
/사진=AFP
경선 후보들이 점차 소수로 압축되면서 외신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중 중도성향의 표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몰릴 것이란 분석들이 나왔다. 슈퍼화요일의 결과는 실제를 이를 반영했다.

CNN, 워싱턴포스트 등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뒤늦게 결심을 굳힌 교외지역 주민들, 아프리카계 미국인, 나이든 유권자, 온건계 백인 유권자 연합을 결성토록 유권자들을 재편성했다"고 분석했다.

99명의 대의원을 지닌 버지니아주에서의 승리가 이를 잘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주에서의 총 현장 투표수는 약 130만표로 집계돼 2016년 대비 70% 가까이 늘어났고 남,녀,백인,흑인,30세 이상, 대졸자, 비대졸자 등에서 모두 바이든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다. 이 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득표율은 53.3%였다.

특히 이 곳에선 트럼프 대통령에 실망한 온건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 조차도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테리 매콜리프 전 버지니아 주지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버지니아에는 '트럼프에 투표할 수는 없지만 그럼 그 대안으로 투표할 사람을 달라'고 말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있다"며 "바이든은 항상 그 리스트 상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주요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유권자들이 이번 슈퍼화요일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 출구조사에 따르면 투표한 유권자 중 12.5% 가량이 18~29세였다.

샌더스 의원 스스로도 "젊은이들을 데려오는 데 내가 바랐던 만큼 성공했는가? 대답은 '아니오'"라며 "(그래도) 우리는 전진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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