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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세대가 온다 [오래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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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반솔린 작성일20-05-12 06:20 조회1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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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합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구직자가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2010년 5월12일 세대따라 변하는 ‘신입사원 사춘기’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은 청춘들의 ‘먹고사니즘’을 소개했습니다. 10대 시절 외환위기를 겪고 자란 20대 신입사원들의 방황기를 전한 기사로 앞선 20대와 ‘다른 사춘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대따라 변하는 신입사원 사춘기’ 라는 제목의 해당 기사는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은 박차고 일어나는 대신 안정된 삶을 택한다”며 “이는 ‘경제적 안정’을 최고 가치로 치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만들어낸 비극일지도 모른다”고 전했습니다. <서른살, 회사를 말하다>의 저자 정태일씨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대가 먹고사니즘에 매달리는 이유’에 대해 “사회의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한참 예민하던 시절 정리 해고를 당해 초라해진 아버지와 삼촌을 보고 자라며 몸으로 겪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당시 사춘기를 겪는 신입사원들이 택한 탈출구는 ‘말하기’ 였습니다. 주호민씨의 만화 <무한동력>, 홍승표씨의 <남기한 엘리트 만들기>, 홍인혜씨의 <사춘기 직장인>, 유재인씨의 에세이집 <위풍당당 개청춘> 등 사회생활 초년병이 겪는 이야기를 담은 만화와 에세이집이 출간돼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른바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2030 사회생활 초년병이 취업후 사춘기를 겪는 사연을 보도한 2010년 5월12일자 경향신문 25면.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요. 10년이 지난 오늘 한국은 ‘코로나 세대’의 탄생을 앞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로 신규 채용이 위축돼 청년 고용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들의 충격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134.4로, 1997년 외환위기(104.6)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100.0)보다 각각 28.5%와 34.4%가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업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먼저 제시한 대책은 ‘신규채용 축소’였습니다. 이들 중 40% 이상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는 데 ‘최소 1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취업 절벽이 오래 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자 ‘코로나 세대’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취업 빙하기를 겪고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 로 불렸던 일본 청년들(1970년~1982년)은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해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켰고, 아이도 낳지 않아 사회 전체의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한국에서도 청년들의 미취업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단순 임금손실 외에도 경력개발 등의 저해로 부정적 영향이 전방위적으로 미치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음에도, 미취업 청년들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청년 세대의 불행이 모든 세대의 불행이 되지 않도록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인데요.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청년층이 고령화된 인구를 부양할 미래 세대인 만큼 인적 자본 및 일·경험 축적을 위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 장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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