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기억 장애 할머니의 수첩…"무슨 일이 있어도 너희 곁을 지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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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곡달사 작성일20-06-27 05:03 조회17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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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3년 전, 할머니는 집을 나가버린 딸을 대신해 어린 손주들을 도맡아 키우게 되었다.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 속에 손주들을 키우기 위해 낮에는 식당에서 주방 일을 하고, 밤에는 아이들을 재운 뒤 밭으로 나가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억척스레 살아가던 할머니에게 갑작스레 사고가 찾아왔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던 길에 큰 교통사고가 난 것. 그 후유증으로 할머니는 호흡곤란과 두통, 그리고 기억 장애까지 앓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방금 있었던 일마저 기억하지 못해 늘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메모하는 할머니. 매일 다니는 길과 버스 번호까지, 생활 속에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적어놓고 수시로 확인해야만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런 할머니를 살뜰히 챙기는 일곱 살 지후. 약 먹는 시간조차 잊곤 하는 할머니를 위해 늘 약을 챙기고, 출근하는 할머니에게 집에 오는 길이 적힌 수첩을 챙겨준다. 어린 나이지만 든든한 손주가 있기에 할머니는 오늘도 악착같이 하루를 버텨낸다.
동행 [KBS 1TV]
◆ 할머니의 사랑으로 굳게 닫혔던 말문을 열게 된 지후
세 살 무렵, 자신들만 두고 외출해버린 엄마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두 번이나 교통사고가 날 뻔 했던 지후. 어린 아이들을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딸의 모습에 할머니는 황급히 아이들을 챙겨서 데려오게 되었다.
하지만 지후는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충격으로 1년 6개월 동안 말문을 굳게 닫았다. 다행히 지극 정성 할머니의 보살핌 덕에 다시 말을 시작하긴 했지만, 할머니는 자신이 자식을 잘못 키운 탓에, 손주들의 마음이 다친 것 같아 매일 밤 자책한다.
게다가 교통사고 이후, 일상생활조차 버거울 정도로 급격히 몸이 안 좋아진 할머니. 아픈 몸으로 어린 손주들까지 감당해야하는 막막한 현실에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런 할머니를 일으켜 준 건 다름 아닌 아이들이다.
일 년 반 만에 할머니를 향해 입을 연 지후의 첫마디, ‘엄마’. 자신을 엄마처럼 여기고 따르는 아이들을 보며 할머니는 다시 한 번 이를 악물고 버티기로 결심했다. 부디 아이들이 클 때까지 만이라도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길, 할머니는 매일 기도한다.
◆ “걱정 하지 마, 할머니는 너희 곁을 지킬게”
할머니의 사랑으로 다시 웃음을 되찾고 씩씩하게 자라고 있지만, 지후와 지아의 마음 한 곳에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그림을 그릴 때면 늘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엄마를 그려 넣는 지아. 그리고 지후에게는 엄마가 보고플 때면 남몰래 찾아가는 장소가 있다. 바로 엄마에게 주고픈 물건들을 모아놓은 비밀 상자가 숨겨진 복숭아밭이다.
언젠가 엄마와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리며 상자 속에 차곡차곡 그리움을 담아두는 지후. 그 중에서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은 나침반이다. 엄마가 집으로 오는 길을 잃은 것 같다며, 나침반을 보고 다시 길을 찾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지후. 아직도 밤이 되면 엄마가 사라진 날이 떠오르는지, 자다가도 울음을 터트리곤 하는 지후는 아픈 할머니도 하루아침에 자신들을 떠나진 않을까 할머니가 곤히 잠들어 있을 때면 불안한 마음에 숨소리를 확인하곤 한다.
요즘엔 기억 장애가 있는 할머니 대신해 메모를 해주고 싶어 한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는 지후. 자신의 품이 세상의 전부인 아이들을 위해 할머니는 오늘도 손을 맞잡고 약속한다. “걱정 하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니는 너희 곁을 지킬 거야.”
KBS 동행 '할머니의 수첩'은 27일 저녁 6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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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3년 전, 할머니는 집을 나가버린 딸을 대신해 어린 손주들을 도맡아 키우게 되었다.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 속에 손주들을 키우기 위해 낮에는 식당에서 주방 일을 하고, 밤에는 아이들을 재운 뒤 밭으로 나가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억척스레 살아가던 할머니에게 갑작스레 사고가 찾아왔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던 길에 큰 교통사고가 난 것. 그 후유증으로 할머니는 호흡곤란과 두통, 그리고 기억 장애까지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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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의 사랑으로 굳게 닫혔던 말문을 열게 된 지후
세 살 무렵, 자신들만 두고 외출해버린 엄마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두 번이나 교통사고가 날 뻔 했던 지후. 어린 아이들을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딸의 모습에 할머니는 황급히 아이들을 챙겨서 데려오게 되었다.
하지만 지후는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충격으로 1년 6개월 동안 말문을 굳게 닫았다. 다행히 지극 정성 할머니의 보살핌 덕에 다시 말을 시작하긴 했지만, 할머니는 자신이 자식을 잘못 키운 탓에, 손주들의 마음이 다친 것 같아 매일 밤 자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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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엄마와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리며 상자 속에 차곡차곡 그리움을 담아두는 지후. 그 중에서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은 나침반이다. 엄마가 집으로 오는 길을 잃은 것 같다며, 나침반을 보고 다시 길을 찾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지후. 아직도 밤이 되면 엄마가 사라진 날이 떠오르는지, 자다가도 울음을 터트리곤 하는 지후는 아픈 할머니도 하루아침에 자신들을 떠나진 않을까 할머니가 곤히 잠들어 있을 때면 불안한 마음에 숨소리를 확인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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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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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 In this June 16, 2019, file photo, Washington Nationals' Ryan Zimmerman has his cap adjusted by his daughter Mackenzie before a baseball game against the Arizona Diamondbacks in Washington. Zimmerman has been offering his thoughts, as told to AP in a diary of sorts, while waiting for baseball to return. (AP Photo/Nick Wass,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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