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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당권 도전 눈앞…이낙연의 'NY계' 실험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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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보나 작성일20-05-17 04:17 조회2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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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8월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앞두고 초재선 당선인들을 만났다. 당권과 대권 도전을 앞둑본격적인 세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이 국무총리 시절인 지난 1월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올해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걷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실용적 진보주의' 내용 채우고, 당내외 네트워크 구축해야"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여권 거대 잠룡이 꿈틀대고 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당내 초·재선 당선인들과 회동하면서 'NY(이낙연)계' 구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 공부 모임도 이어간다는 계획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탄탄한 대권가도를 뒷받침할 'NY계 만들기' 실험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실용적 진보주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당 안팎으로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는 게 급선무라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이 위원장은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았던 후보 중 당선인 13명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졌다. 21대 국회에서 재선이 되는 김병욱·백혜련·고용진·박정·정춘숙 의원과 초선인 이탄희·김용민·임호선·김주영·이소영·정정순·홍기원·허종식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위원장의 이런 행보에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약점으로 꼽히는 당내 조직력 기반 다지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이낙연계는 오영훈(제주을)·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과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옛 민주당 인사 등에 불과하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도 "이낙연계라고 한다면 아직까진 이 위원장을 후원회장으로 모신 당선인들 정도가 있을 것"이라며 "전국적인 조직망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지난 15일 당선인 오찬에 대해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일부 의원들도 '후원회 사단'을 NY계로 규정짓는 건 과한 해석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이 위원장이 대권가도를 위해선 하루빨리 세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는 형성돼 있다. 지난 4월 8일 이 위원장이 이소영 경기 의왕·과천 후보를 지원 유세하는 모습. /이덕인 기자

이 위원장은 이날 모임에 대해 "지난번에는 낙선자들을 위로했고, 오늘은 당선자들을 축하하고 (21대 국회) 상임위에서 어떤 활동을 하려는지 얘길 들으려는 것이다. (오찬을) 전당대회 이후로 늦춰야 하겠나. 그건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복수의 참석자들도 당선 축하와 감사를 표하는 자리 그 이상도 아니었다고 말을 아꼈다. 이른바 '후원회 사단'이 NY계로 분류되는 시각에 강하게 선을 긋는 기류도 감지됐다. 한 참석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바쁜 가운데 국민적 인기가 많은 분이 오셔서 선거에 도움이 됐기에 (당선인들은 이 위원장에 대해) 고마운 마음에 감사 인사를 드린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 위원장이 대권 도전을) 해나가는 데 (이번 모임이) 결사체가 된다든지 하는 건 좀 다른 문제 같다"며 추후 당내 조직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도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이 위원장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대한 결속일 뿐, 친노, 친문과 같은 출발의 성격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8월 당권 도전과 관련해선 결정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지만, 한 걸음 진전된 흐름이 감지됐다. 이 위원장은 오찬 후 직접 브리핑을 통해 전당대회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히며 "유불리의 프레임으로 안 갔으면 좋겠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를 중요시해야 하지 않겠나"며 "모든 걸 유불리 프레임으로 가둔다. 그런 걸 떠나서 (출마를) 고민하고 결정하겠다"고 출마 여부 기준을 제시했다. 지난 13일에는 "적절한 시기에 결정하겠다"는 말만 남기며 즉답을 피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당 대표 출마론'으로 요청이 기울었다고 한다. 오찬에 참석한 고용진 의원은 당 대표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고 전하며 "(이 위원장은) 대권가도도 있으니 같이 고민을 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홍영표, 송영길, 김두관 등 물밑 당권 준비에 나서고 있는 이들과의 본선 경쟁도 부담이고, 당 대표가 되더라도, 임기가 7개월 남짓으로 짧아 실익은 많지 않다. 또 당 안팎의 현안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하므로 본격적으로 대중에 대통령감으로서의 검증 무대에 오르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모델처럼 당권을 경험하면 대권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 위원장이 'NY계'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선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철학에 대해 검증 단계를 거치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7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이 위원장. /이선화 기자

이 위원장은 전문가 조직 구축의 필요성도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이달 말 각계 전문가 100명 규모의 싱크탱크(두뇌집단)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데 대해 "시기와 규모를 처음 들었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다만 그는 '(공부 모임이) 차기 대선을 위한 인적 자원이라는 데 동의하나'라는 물음에 "제가 지사 때부터 공부를 해왔으니, 앞으로도 공부할 수 있도록 뭔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행보를 위한 전문가 조직의 필요성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셈이다. 실제 역대 대선주자들도 대선을 앞두고 싱크탱크를 가동하며 국정운영의 비전과 주요 정책공약을 구체화 해왔기에 '싱크탱크 출범은 대선 준비'라는 사실은 일종의 공식이다.

정치 분석 전문가들 사이에선 NY계가 탄생하려면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때처럼 이 위원장도 일반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외곽 조직을 갖추는 게 먼저라는 말이 나온다. 고 평론가는 "지금처럼 외연을 확대하고 지지자가 많다는 식의 '세 보여주기' 방식은 실전에선 생명력이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없다. (이 위원장도) 아직은 내편 니편 가르기보다 일단 '실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차적으로 '이사모(아닉연을 사랑하는 모임)와 같은 진보적 시민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 색깔에는 맞지만 이낙연의 가치와 철학에 동의하는 외곽 조직, 시민조직이 돼야 한다. 이와 함께 앞장서서 이낙연과 정치적 생사고락을 함께 하겠다는 당내 의원 조직도 필요하다. 규모보다 친밀도나 동지애 등 소수라도 강력한 결속력을 가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위원장이 내세운 정치철학인 '실용적 진보주의'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위원장은 '실용적 진보주의'에 대해 "사회를 진보시켜 가지만 그때그때 현실에 맞게 성과를 낼 수 있게 정책을 취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구체적이지 않고 문 정부 기조와의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고 평론가는 "문재인 정권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 남북문제, 산업 구조조정의 성장과 분배, 지역통합, 등 현안에 대해 '실용적 진보주의'라는 게 뭔지 내놓고 승부를 봐야 한다"라고 했다. 이 위원장이 중도층을 겨냥하며 제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할 경우 친문 세력과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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