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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파기환송심 재개…"죄질 불량" vs "대통령 책임&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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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비동 작성일20-11-10 06:37 조회4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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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 심리위원에 홍순탁·김경수 투입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특검의 법관 기피 신청으로 10개월 동안 중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다시 본격화 됐다. 특검은 대통령의 부당한 요구를 다른 기업보다도 적극적으로 수용한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고, 이 부회장 측은 대통령의 요구에 응했다고 기업인을 처벌한 선례는 없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9일 이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의 파기환송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지난 2월 특검의 재판장 기피 신청으로 중단된 지 약 10개월 만에 열렸다. 대법원이 지난 9월 특검의 기피 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을 확정하자, 재판부는 지난달 26일을 공판준비기일로 지정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이 부회장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하지만 재판 전날 부친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면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 정식 재판인만큼,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모두 법정에 나왔다. 부친상 뒤 첫 공개 일정을 소화한 이 부회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은 "이 법정에 있는 사람들과 국민 모두가 알다시피 삼성의 경제적 권력은 국내 1위"라며 "대통령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할 능력이 있는 지위에 있음에도, 다른 기업보다 더 적극적·능동적으로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기업인을 처벌한 전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여러 기업인에게 통치 자금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서울고법은 기업인에 1차적 책임을 묻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시했다"며 "1차적 책임은 기업인들이 돈을 바치게 만든 권력과 추종자들이 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의 주장은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한국 역사상 대통령의 직권남용에 의한 요구에 따른 기업의 불법 후원 행위를 처벌한 사례에서의 양형에 관해 정리해달라"는 재판부의 석명 주문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특검은 이에 대한 입장을 다음 공판에 밝힐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날 재판부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감시위)를 점검할 위원 명단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실효성 있는 준법 감시제도 마련을 주문하고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검은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재판을 진행한다며 기피 신청을 냈으나 최종 기각 당했다.

앞서 재판부는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후보로 추천했고, 특검 몫으로는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가 후보에 올랐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추천했다.

특검과 변호인은 서로의 몫으로 추천된 후보의 중립성을 의심했다. 특검은 김 변호사를 놓고 삼성그룹의 법적 분쟁 사건을 수차례 수임한 점을, 이 부회장 측은 홍 회계사가 애초 삼성 준법감시위를 반대한 참여연대 소속인 점을 들었다.

특검은 이날 법정에서 구두변론주의(법정에서 변론은 서면이 아닌 구두로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조항)에 따라 이의 사유를 법정에서 진술할 기회를 달라며 거세게 항의해, 결국 재판이 휴정되기도 했다.

재판 재개 뒤 재판부는 세 후보 다 전문심리위원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해 위원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재판부 몫 후보였던 강일원 전 재판관은 이날 법정에 나와 재판을 참관했다. 그는 "내일 오전에 모여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재판부가 말한 사항을 검토해 보고서로 작성할 예정"이라며 "현장 방문이나 관계자 면담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내일 오전에 결정되면 특검이나 피고인 측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첫 회의가 지난 2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가운데 김지형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측에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말 세마리를 포함한 298억 원 가량의 뇌물을 건네고,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말 세 마리의 소유권이 최 씨 측에 넘어가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형으로 감형했다.

지난해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말 세 마리도 뇌물로 인정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심 다음 공판은 23일 오후 2시 5분에 열린다. 해당 공판에선 양형 심리를 위한 관한 증거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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