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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묵환란 작성일20-05-08 05:14 조회2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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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 A씨(29)의 동선이 공개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유명 소프트웨어 업체에 다니는 A씨는 6일 오전 7시 55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7일에는 A씨와 클럽에 방문한 B씨(경기 안양 거주·31)가 무증상 상태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의 가족 2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A씨는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친구 3명과 서울 송파, 경기 가평, 강원 춘천, 강원 홍천 등을 방문했다. A씨는 일행과 방문객이 많은 춘천 남이섬, 홍천 비발디파크 등을 찾았다. 또한 인근 식당과 카페 등도 이용했다.

서울 송파구가 공개한 동선에 따르면 A씨는 4월 30일 오전 10시 55분께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후 도보로 이동해 오전 11시부터 19분간 이디야 송파파인타운점에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머물렀다.

강원도 홍천군이 공개한 동선에 따르면 A씨는 4월 30일 저녁 7시쯤 대명 비발디에 도착해 7시 35분쯤 방을 배정받고 다음날 오전 11시 46분쯤 퇴실했다.

1일 오후 6시 09분부터 오후 6시 46분까지 용인 수지구 황재코다리냉면, 오후 7시에는 용인 기흥구 레스프리 드 분당에 방문했다.

1일 밤 A씨는 간선급행 8100번 버스를 타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으로 갔다. 이날 밤 10시 57분부터 2일 0시 19분까지 우사단로의 주점 ‘술판’에서 머물렀다.

이어 0시 20분부터 3분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인근 편의점에 갔다가 0시 24분부터 36분간 클럽 ‘킹클럽’에, 오전 1시 6분부터 25분간 주점 ‘트렁크’에 있었다. 또 오전 2시부터 3시 10분까지는 킹클럽에 재방문했고 오전 3시 11분부터 1분간 편의점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방문했다.

오전 3시 20분부터 3시 22분에 OO클럽에 방문했다. 이후 3시 32분부터 3시 47분까지 퀸 클럽을 이용한 후 택시를 타고 용인시 자택으로 귀가했다. 3일 정오에는 수원시 연무동의 조은이비인후과, 대화약국을 방문했다.

A씨는 클럽을 방문한 2일부터 39도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른 클럽 방문객들에게도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 접촉자는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A씨가 방문한 클럽이 많은 성소수자들이 찾는 곳이라는 거다. 일각에서는 방역당국이 접촉자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거라 보고 있다. 해당 클럽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성소수자라는 것도 자동으로 공개되기 때문이다.

A씨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이날 SNS를 통해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연휴 기간 동안 여행 및 클럽 방문은 변명할 여지없이 저의 잘못”이라며 “클럽은 지인의 소개로 방문했다. 저와 관련해 루머를 퍼트리거나 억측들은 자제 부탁 드린다. 이번 역학 조사에 철저하게 임함으로써 최대한 감염경로 파악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언론의 ‘감염병 보도준칙’ 준수를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기자협회에서 자율적으로 만든 내용 중 ‘감염인, 가족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사생활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드리면서 감염병 보도준칙의 준수를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페이스북
A씨가 방문한 클럽을 성소수자가 이용하는 장소라고 부각한 언론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확진자의 성적 지향을 공개하고 질병과 아무 상관 없는 정보를 캐는데 혈안이 된 언론의 태도는 한국사회에 만연해온 소수자 혐오에 질병에 대한 낙인을 더하는 것”이라며 “혐오를 바탕으로 여론을 선동하는 것은 질병을 음지화할 뿐예방과 방역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C씨(31)는 7일 이데일리에 “이번 사태는 증상이 있음에도 개인이 자가격리 수칙을 따르지 않고 클럽 등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을 방문한 게 문제다. 그런데 ‘게이 클럽’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성소수자들이 비난을 받고 있다. 부산의 한 클럽에서 감염자가 방문했을 때 그사람의 성적 취향이나 개인 정보가 이렇게까지 공개가 된 적이 있냐. 성소수자들 커뮤니티가 특히 좁은데 이런 식으로 사생활이 무차별적으로 공개되면 감염자 추적에 어려움을 겪을 거다”라고 토로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날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성소수자가 다니는 클럽이냐 아니냐 자체를 공개하는 게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언론에서 주로 다룬 건 오히려 역학 조사위원들에게 방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클럽 이름만 공개해도 방문자들이 1339에 연락해 진단받으면 되는 건데”라고 아쉬워했다.

김소정 (toyst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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