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비례정당 합당…통합당 '불 부터 끄고' 민주당 '차근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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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라설 작성일20-05-03 12:51 조회20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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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미래한국당의 합당 절차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의 내부 사정으로 합당 논의가 지연될 전망이다. /이선화 기자·배정한 기자
한국당 "합당 논의 할 때 아냐" 복잡한 당 사정에 '조용'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각당의 비례위성정당이 모(母)정당과의 합당을 논의 중인 가운데 미래한국당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5월 15일까지 시민당과의 합당 절차를 진행하기로 공식 발표했지만 미래통합당은 당내 지도체제 개편 문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합당 논의는 뒤로 밀릴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새로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현실 정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에선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관련 의견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의 지도체제가 정립되면 새 지도부와 충분히 소통하고, 한국당 당선인과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 합당 시기를 포함한 모든 것을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새 지도부와의 논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에서 지도체제 개편을 두고 잡음이 커지면서 당분간 합당 논의는 지연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통합당 전국위는 4개월을 기한으로 하는 '김종인 비대위'를 가결했지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혼란스러운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오늘(28일) 원 대표가 조계종 총무원장을 알현한 자리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금은 논의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며 "통합당의 상황이 정리되지 않고 있어 아무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개별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대해서 "개별 의원 간에 사담처럼 말한 적은 있다"면서 "하지만 공식 입장으로는 나온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래통합당이 당 지도체제 개편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어 미래한국당은 우선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이에 따라 한국당이 통합당과 21대 국회 개원 전 합당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총선 전부터 '합당'을 전제로 창당한 한국당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당이 원내교섭단체로 활동할 경우 '제2야당'으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지만 '비례위성정당'이라는 꼼수에 이어 '비례위성 교섭단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시민당과의 합당 여부를 처음 시민당을 창당하기로 결정했을 때와 같이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민당과 5월 15일까지 합당하는 절차를 마련했다"며 "중앙위원회를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으로 하고,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합당에 대한 토론 및 투표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5월 1일부터 8일까지 권리당원 토론 및 투표를 실시하고 5월 12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합당 결의 및 합당수임기관을 지정한다"면서 "이후 5월 15일까지 합당 수임기관 회의를 통해 합당을 의결하고 선거관리위원회 합당신고로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과의 합당이 '순리의 정치'라는 합의 하에 합당 절차를 추진한다. 최혜영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아래쪽)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초선)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당초 미래한국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을 두고 시민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내부 의견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기존 약속을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합당이 '순리의 정치'라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총선 후 소속정당으로 돌아가기로 했던 시민당 용혜인(기본소득당)·조정훈(시대전환) 당선인의 경우 합당 이후 출당 조치를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이어간다.
다만 민주당은 원내대표 경선 참여를 요청한 시민당의 요구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오는 7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강 대변인은 "아직은 합당 절차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당 당선인들은 민주당 소속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원내대표 경선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미래한국당의 거취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통합당의 당내 사정이 계속해서 복잡하게 돌아갈 경우 독자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판이 예상되고 있어 합당 논의는 당분간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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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미래한국당의 합당 절차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의 내부 사정으로 합당 논의가 지연될 전망이다. /이선화 기자·배정한 기자
한국당 "합당 논의 할 때 아냐" 복잡한 당 사정에 '조용'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각당의 비례위성정당이 모(母)정당과의 합당을 논의 중인 가운데 미래한국당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5월 15일까지 시민당과의 합당 절차를 진행하기로 공식 발표했지만 미래통합당은 당내 지도체제 개편 문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합당 논의는 뒤로 밀릴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새로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현실 정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에선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관련 의견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의 지도체제가 정립되면 새 지도부와 충분히 소통하고, 한국당 당선인과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 합당 시기를 포함한 모든 것을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새 지도부와의 논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에서 지도체제 개편을 두고 잡음이 커지면서 당분간 합당 논의는 지연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통합당 전국위는 4개월을 기한으로 하는 '김종인 비대위'를 가결했지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혼란스러운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오늘(28일) 원 대표가 조계종 총무원장을 알현한 자리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금은 논의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며 "통합당의 상황이 정리되지 않고 있어 아무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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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한국당이 통합당과 21대 국회 개원 전 합당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총선 전부터 '합당'을 전제로 창당한 한국당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당이 원내교섭단체로 활동할 경우 '제2야당'으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지만 '비례위성정당'이라는 꼼수에 이어 '비례위성 교섭단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시민당과의 합당 여부를 처음 시민당을 창당하기로 결정했을 때와 같이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민당과 5월 15일까지 합당하는 절차를 마련했다"며 "중앙위원회를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으로 하고,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합당에 대한 토론 및 투표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5월 1일부터 8일까지 권리당원 토론 및 투표를 실시하고 5월 12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합당 결의 및 합당수임기관을 지정한다"면서 "이후 5월 15일까지 합당 수임기관 회의를 통해 합당을 의결하고 선거관리위원회 합당신고로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과의 합당이 '순리의 정치'라는 합의 하에 합당 절차를 추진한다. 최혜영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아래쪽)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초선)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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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에서 '김종인 비대위'의 권한과 기한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대권주자들은 거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용희 기자·이선화 기자·임영무 기자
홍준표 "당선자 총회, 전권을 갖고 비대위 구성 해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미래통합당 대권잠룡들이 '김종인 비대위'에 불편한 심기를 적극 드러낸 이유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세대교체론'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권가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유라는 것이다.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한 목소리로 김 전 위원장 비대위를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될 때부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 낙선한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밀어 부치는 김종인 비대위를 그냥 추인한다면 이 당은 미래가 없다"며 "당선자 총회에서 중지를 모아 향후 당의 진로와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퇴장하는 사람들이 당의 진로와 방향을 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며 "모든 결정권을 당선자 총회에 넘겨 주고 총선 망친 낙선 지도부는 이제 그만 총사퇴 하시라"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 '노욕으로 찌든 부패 인사'라고 힐난하며 비대위 체제 도입을 반대했다.
유 의원도 "비상대책위원회를 한다고 해서 금방 답이 나오는 게 아니"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4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알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심재철 원내대표가 전화로 (지도체제 문제를 선택하도록) 한 방식 자체가 옳지 않았다. 패배의 원인을 알고 갈 길을 찾으면 비대위를 할지, 전대를 할지 답은 쉽게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 의원은 "통합당 참패의 원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121석 중 16석을 얻는 데 그친 수도권의 낙선자들"이라며 "적당히 비대위에 맡기고, 시간이 지나 대선은 와 있고, 지난 총선에서 혼을 냈는데 또 이러고 있다면 보수 야당은 정말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통합당 대선주자 등에 대해 '세대교체론'을 꺼내들면서 대권주자들의 견제를 받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하나?' 토론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홍 전 대표와 유 의원의 이러한 비판 목소리에는 '자강론' 뿐 아니라 대권가도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 검증이 다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느냐"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가급적이면 70년대생 가운데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맡게 되면 본격 당 쇄신 작업과 함께 '세대교체론'을 꺼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물갈이론에 대선주자들 뿐 아니라 당내 중진 의원들도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당권을 확보해 향후 대선주자반열에 이름을 올리려는 이들은 외연확장을 통한 '새인물 수혈'을 반가워할 리 없다는 분석이다. 당내 중진들의 강력한 항의에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결국 한발 물러서며 갈등을 진화하려고 했다. 심 권한대행은 지난달 28일 당선자 총회를 열고 오후에 전국위를 개최해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의결 절차에 들어갔다.
통합당은 출석 위원 323명 중 찬성 177표, 반대 80표로 김종인 비대위 출범안을 통과시켰다. 전국위에 앞서 열릴 예정이었던 상임전국위는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고,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당헌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당의 비대위 체제 전환을 놓고 중진 의원들의 항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한 발 물러섰다. 심 권한대행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우여곡절 끝에 '4개월짜리' 비대위 임명안이 가결됐지만, 김 전 위원장은 수용을 거부했다. 최명길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김 내정자는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젠 총선 망친 당지도부는 당연히 물러나고 당선자 총회가 전권을 갖고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더 이상 추해지지 말고 오해 받지도 말고 그만 물러 나시라. 그래야 다음이라도 기약할 수 있다"며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1일에는 김종인 비대위 반대 이유에 대해 "제2의 황교안 사태를 막기 위함"이라고 주장하며 "김종인 체제가 들어오면 황교안 체제보다 더 정체성이 모호해 지고 지금 통합당이 안고 있는 계파 분열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였다. 나아가 김종인의 오만과 독선은 당의 원심력을 더욱더 키울 것으로 보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이 '무기한 비대위'를 고수하면서 당내 혼란은 더욱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이를 두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통합당 대권주자들의 반대 행보를 두고 "김 전 위원장이 통합당의 인재풀을 넓히고, 이념 지향을 확장하려고 하니 본인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이 될 경우 두 대선주자를 배제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순 없겠지만 새로운 대안을 내세워서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교수는 김 전 위원장의 물갈이론에 관해 "지금 있는 분들은 월말고사, 중간고사를 쳤으니까 성적이 나온 것"이라며 "이게 점수라면 다음 집권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거다. 새로운 게 있어야하는데, 정책·가치·이념·행태 등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인물 대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인물에서 무언가 추가되고 풀을 확장해야 한다. 그게 김 전 위원장의 발언 핵심인 것 같다"며 "새로운 인물을 끌어들이려면 기존의 기득권도 약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5선의 정진석 의원 등은 "지금은 협조하고 협력해야할 때"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 김종인 비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힘을 싣기도 했다.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비대위 권한을 둘러싼 중진들의 기싸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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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당선자 총회, 전권을 갖고 비대위 구성 해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미래통합당 대권잠룡들이 '김종인 비대위'에 불편한 심기를 적극 드러낸 이유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세대교체론'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권가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유라는 것이다.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한 목소리로 김 전 위원장 비대위를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될 때부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 낙선한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밀어 부치는 김종인 비대위를 그냥 추인한다면 이 당은 미래가 없다"며 "당선자 총회에서 중지를 모아 향후 당의 진로와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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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도 "비상대책위원회를 한다고 해서 금방 답이 나오는 게 아니"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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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통합당 대선주자 등에 대해 '세대교체론'을 꺼내들면서 대권주자들의 견제를 받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하나?' 토론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홍 전 대표와 유 의원의 이러한 비판 목소리에는 '자강론' 뿐 아니라 대권가도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 검증이 다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느냐"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가급적이면 70년대생 가운데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맡게 되면 본격 당 쇄신 작업과 함께 '세대교체론'을 꺼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물갈이론에 대선주자들 뿐 아니라 당내 중진 의원들도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당권을 확보해 향후 대선주자반열에 이름을 올리려는 이들은 외연확장을 통한 '새인물 수혈'을 반가워할 리 없다는 분석이다. 당내 중진들의 강력한 항의에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결국 한발 물러서며 갈등을 진화하려고 했다. 심 권한대행은 지난달 28일 당선자 총회를 열고 오후에 전국위를 개최해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의결 절차에 들어갔다.
통합당은 출석 위원 323명 중 찬성 177표, 반대 80표로 김종인 비대위 출범안을 통과시켰다. 전국위에 앞서 열릴 예정이었던 상임전국위는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고,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당헌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당의 비대위 체제 전환을 놓고 중진 의원들의 항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한 발 물러섰다. 심 권한대행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우여곡절 끝에 '4개월짜리' 비대위 임명안이 가결됐지만, 김 전 위원장은 수용을 거부했다. 최명길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김 내정자는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젠 총선 망친 당지도부는 당연히 물러나고 당선자 총회가 전권을 갖고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더 이상 추해지지 말고 오해 받지도 말고 그만 물러 나시라. 그래야 다음이라도 기약할 수 있다"며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1일에는 김종인 비대위 반대 이유에 대해 "제2의 황교안 사태를 막기 위함"이라고 주장하며 "김종인 체제가 들어오면 황교안 체제보다 더 정체성이 모호해 지고 지금 통합당이 안고 있는 계파 분열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였다. 나아가 김종인의 오만과 독선은 당의 원심력을 더욱더 키울 것으로 보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이 '무기한 비대위'를 고수하면서 당내 혼란은 더욱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이를 두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통합당 대권주자들의 반대 행보를 두고 "김 전 위원장이 통합당의 인재풀을 넓히고, 이념 지향을 확장하려고 하니 본인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이 될 경우 두 대선주자를 배제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순 없겠지만 새로운 대안을 내세워서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교수는 김 전 위원장의 물갈이론에 관해 "지금 있는 분들은 월말고사, 중간고사를 쳤으니까 성적이 나온 것"이라며 "이게 점수라면 다음 집권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거다. 새로운 게 있어야하는데, 정책·가치·이념·행태 등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인물 대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인물에서 무언가 추가되고 풀을 확장해야 한다. 그게 김 전 위원장의 발언 핵심인 것 같다"며 "새로운 인물을 끌어들이려면 기존의 기득권도 약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5선의 정진석 의원 등은 "지금은 협조하고 협력해야할 때"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 김종인 비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힘을 싣기도 했다.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비대위 권한을 둘러싼 중진들의 기싸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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