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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석유 수요 감소로 최악의 경영 환경을 맞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가 정부에 읍소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수익성 악화' 정유4사, 월간 정제마진 다시 마이너스에 '암울'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석유 수요 감산으로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업계가 정부에 정책적 지원을 호소하고 나서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국내 정유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대표들은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 하에 정유업계 전반적인 현안을 살피고 정부에 읍소하는 형태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정유4사 대표들은 지난달 대한석유협회 정기총회가 무산된지 한달 만에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정유업계의 위기감이 강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석유 수요가 감소해 재고 제품의 평가액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유4사 대표들도 이날 세재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 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각자 공장 가동률을 낮추거나 제품 평가를 새롭게 하는 등 자구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성 악화가 올초에도 이어지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국내 정유4사 대표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 열린 산업부-정유업계 CEO 간담회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조경목 SK에너지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류열 에쓰오일 사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뉴시스

실제로 올해 1분기 국내 정유4사의 수익 전망은 상당히 우려되는 수준으로 비춰지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7555억 원 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모기업인 GS와 현대중공업지주 또한 같은기간 적자 전환 또는 실적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유일하게 실적 발표를 마친 에쓰오일은 1분기 1조73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달부터 집계될 정유4사의 2분기 수익 전망 또한 매우 어두울 것으로 감지된다. 27일 주요 증권가 레포트에 따르면 정유사의 수익 지표로 활용되는 정제마진이 이달 -0.7(이하 달러/bbl)로 급락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달(0.4)보다 1.1 가량 떨어지면서도, 지난해 12월 20여 년만에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기록한 -0.1보다 -0.6 낮은 수치다.

특히 지난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집계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을 경험하기도 했으며 미국, 유럽 등 봉쇄로 인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루 2000만 배럴 이상 감소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유4사의 1분기 실적이 모두 발표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말에도 4사 모두 전기 대비 수익성이 하락해 왔기 때문에 사태의 심각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고되고 있다. 실적 상황이 급반전하려면 계기가 있어야하는데 계기조차 찾기 어렵다"며 "정유사 입장에서 지출 비중이 높은 석유수입부과금의 석유 관세 감면 등을 정부가 해소해줘야하는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유사의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정유업계의 관련 세금 납부기한을 3개월 가량 한시적으로 늦춰주기로 했다. 4월분 교통 및 에너지, 환경세, 개별소비세 납부 기간 또한 2020년 7월까지 유예한다. 정부는 약 1조3745억 원 가량의 정유사의 세재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윤모 장관은 "민관이 합심하면 이번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위기 속에서도 근본적인 경쟁력이 악화되지 않도록 사업다각화와 신규투자 등 혁신적인 사업전략을 적극적으로 해달라. 정부도 국내 정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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