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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가 생산성 제고 앞장서는 기업은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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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원남 작성일20-04-18 05:54 조회2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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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쇼크’ 극복을 위해 노동조합이 앞장서 임금인상 자제 의사를 밝히거나 생산성 제고를 검토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해 주목된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자동차·금융업종 등의 노조가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어 이례적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어제 노조원들에게 배포한 소식지에서 “독일식 위기돌파 해법을 모델로 삼아 노·사·정이 일자리 지키기에 합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지목한 ‘독일식 위기돌파 모델’은 최근 독일 금속노조와 사용자단체가 체결한 ‘위기협약’을 말한다. 기업은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는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게 핵심이다. 또한 현대차 노조가 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혼류생산’을 검토하고 나선 것도 관심을 모은다. 한쪽에선 일감이 없어 쉬고, 다른 쪽은 주문이 몰려 주말특근·밤샘작업을 하는 판인데도,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대부분 도입한 혼류생산이 노조 반대로 번번이 막혔던 것을 감안할 때 의미있는 변화로 볼 수 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도 각각 작년 7월과 9월부터 지루하게 이어온 2019년 임금협상을 지난 14일 마무리 지었다. 최근 35개 금융회사 노사가 특별연장근로·유연근무제 도입, 한시적 경영평가 유보 등에 합의한 것도 고용 유지와 생산성 제고를 위해 금융노조가 전향적으로 나선 게 배경이 됐다.

이런 움직임은 ‘미증유의 위기’ 속에 투쟁만 고집하다가는 일자리 사수는커녕 노사가 공멸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의 발로일 것이다. 한계 업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는 판국에, 무리한 요구를 앞세워 투쟁하기보다 현실적 대안 찾기에 나선 셈이다. 이참에 ‘검토’ 수준에 머물지 말고 노사 간 대타협으로 발전시켜 볼 만하다. 그것이 일자리도 지키고 회사도 살리는 최선책이다. 노조가 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하고 생산성 제고에 앞장서는 기업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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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적자 폭을 키웠던 쿠팡이 지난해 손실 규모를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판 아마존' 탄생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김범석 쿠팡 대표. /더팩트 DB

'밑 빠진 독?' 쿠팡, 영업손실 4000억 원 줄여…"공격적 투자 이어갈 것"

[더팩트|이민주 기자] 매년 적자 폭을 키웠던 쿠팡이 지난해 손실 규모를 전년 대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범석 쿠팡 대표의 '선(先)투자 전략'의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은 이제 쿠팡이 '밑 빠진 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국판 아마존'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에 쏠리는 분위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조1530억 원을 달성했다. 일 년 새 매출 규모를 64.2% 키운 쿠팡은 매년 60~70%대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며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큰 폭으로 줄어든 적자 폭이다. 같은 기간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는 7205억 원으로 지난 2018년 1조970억 원 대비 36% 줄었다.

매년 1조 원이 넘는 적자 규모는 쿠팡의 성공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을 키우는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다. 실제로 유통 업계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의 수장 신동빈 회장은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인터뷰에서 "매년 1000억 엔 이상 적자를 내도 주주로부터 보전을 받는 기업과는 경쟁할 생각이 없다"며 쿠팡의 수익 구조에 관해 회의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당초 실적 발표 전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쿠팡이 지난해 '역대급'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이 1조 원 중후반까지 커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16년 5652억 원에서 지난 2018년 1조970억 원으로 확대, 매년 적자 폭을 키워왔다.

쿠팡이 배달앱 대항마로 내세운 쿠팡이츠 확장과 내년 완공을 목표로 대구에 짓고 있는 물류센터 등 유통채널과 인프라 조성에 수천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 것 역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대구 물류센터 건립에만 32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쿠팡이 받아든 지난해 성적표는 시장의 관측과 달랐다. 지난해 쿠팡 운반 및 임차료는 2605억99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5.21%, 인건비는 1조424억 원으로 40.8%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68% 대의 매출 상승률을 기록하는 데 성공하며 비용 대비 인건비 및 배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지난 5년간 물류 확충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쿠팡이 지난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한 만큼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쿠팡 제공

쿠팡 측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의 배경과 관련해 "새벽배송 서비스 확대에 따른 고객 수 증가가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하면서 "늘어난 인건비 지출 역시 성장을 위한 투자의 일환"이라며 올해 역시 '공격적 확장'을 예고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 역시 "로켓배송의 남다른 속도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예측해 고객과 가까운 로켓배송 센터에 미리 준비해두는 기술과 인프라 덕분에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새벽 배송을 넘어 로켓프레시 당일 배송과 같은 전에 없던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쿠팡의 외연 확장 속도는 동종 업계에서도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지난 2014년 27개에 불과했던 로켓배송 센터의 수는 지난해 168개로 6배 늘어났으며, 그 사이 '센터 생활권' 소비자 수 역시 같은 기간 13배 늘어난 3400만 명으로 확대됐다. 외연 확장에 따른 직간접 고용 인력도 지난해 3만 명 규모로 늘었다.

쿠팡 측은 "새벽배송 등 와우배송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된 점,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한 점, 고객 수가 꾸준히 늘어난 점이 매출을 견인했다"며 "지난 5년간 꾸준히 구축한 물류 인프라 덕분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무더기 배송 지연 사태가 벌어진 올해 1분기에도 쿠팡은 흔들림 없이 매일 전국 100만 가구에 생필품을 배송했다"고 설명했다.

일 년 만에 적자를 4000억 원가량 줄이는 데 성공하자 쿠팡의 사업 모델에 대한 업계의 시선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수조 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가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지만, 인프라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도 적자 폭을 줄이면서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매년 몸집을 키우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그만큼 같이 커지는 적자 폭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라면서 "그러나 지난해 적자 폭을 큰 폭으로 줄이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쿠팡의 이번 실적은 국내에서도 아마존 전략이 통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부 업체들은 이미 출혈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투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 가운데 쿠팡만이 자신들의 길을 가면서 성과를 낸 것"이라며 "쿠팡의 행보가 이커머스 업계를 넘어 유통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간 쿠팡이 적자를 냈던 이유는 물류센터 등 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며, 이제 그 투자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운반비 성장이 둔화한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다만 흑자 전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폭이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적자 규모가 크다"고 했다.

쿠팡 측은 "올해도 인력 확충과 물류 인프라 확대 등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중요한 것은 적자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쿠팡이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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